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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중 난치병이 대권병이다. 도무지 깜냥이 안 되는 함량미달 부실 저질 인간 군상(群像)의 대권병 창궐 만연이 지구촌 도처에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 게 2013년 6월의 이란 대선이었다. 그 때 예비후보도 아닌 정식 입후보자만 무려 686명이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측근인 모샤이를 비롯해 전 대통령 라프산자니 등. 욕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고 했던가. 현존 세계 최장수(93) 최장기(37년) 독재자인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도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건 작년 12월 말이었고 부창부수(夫唱婦隨)로 그의 젊은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는 남편이 100세까지 통치할 수 있도록 특수 휠체어를 제작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휠체어 대통령도 있다. 2014년 4월 알제리 대선에선 당시 대통령 브테프리카(77)가 휠체어를 탄 채 투표했고 81.5%라는 높은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을 영원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1년 8월 브라질의 아르만도 알바레스 펜테아도 대학 연설에서 "중임까지 허용되는 미국 대선 법은 매우 합리적이지만 나는 대통령 직무 자체가 너무나 좋아 영원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권력도착증이 얼마나 무서운가. 독일 출신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성적 사디슴(sadisme)이 성욕 도착(倒錯)인 것처럼 지나친 권력 욕구도 권력 도착'이라고 했다. 이미 대권을 누리고도 대권이 안 되면 '중권(中權)'이라도 잡겠다는 인간도 있었다. 파키스탄 전 대통령 무샤라프가 남부 한 지역구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건 2013년 3월이었다. 이른바 '벨리슴(beylisme)'이라는 권력숭배 증상이 얼마나 지독한가를 증명한 사례다.

한국당 예비 대권 주자가 11명이라고 했다. 마치 대통령 탄핵이 뭐 대수냐며 기다렸다는 듯이, 공동 죄책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는 듯이. 역대 대통령 11명 중 하야 피살 자살 감옥 탄핵 등 8명이나 비운을 겪었건만 '설마 나야…' 식인가. 그쪽도 저쪽도 눈을 씻고 봐도 그럴싸한 인물은 없다. 개헌은 4년 중임제로 해 자신부터 8년 대권을 누리겠다는 대표적인 대권병 환자를 비롯해….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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