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교활한 거짓말

이진호

발행일 2017-03-16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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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바른 사람은 그 말도 신중하고
안정되지 못하면 말도 속되고 급하다
경청하고 현명한 판단 쉽고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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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스스로 잘났다는 사람, 주위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사람, 상사든 부하든 소홀히 여기고 주변 사람들을 얕보고 아첨만 일삼는 사람들의 말은 가볍고 교활하다.

말이 교활한 사람들의 눈에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남의 자리가 더 높아 보이기 시작하면 그땐 정말 답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당연히 높은 자리와 부(富)다. 이미 열심히 노력해서 안된다는 것을 잘 아는 터라 다른 방법을 찾게 되는데 바로 조직의 리더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리더를 현혹하기 위해 꾸미는 말 대부분은 거짓말이다. 바로 위 상사를 험담해야 그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해야 동료의 좋은 거래처를 빼앗을 수 있다. 그들에게 '열심', '최선', '노력', '장담', '솔직, '억울'이란 말은 거짓말할 때나 쓰는 것이지 진심으로 일할 때 쓰는 말은 절대 아니다.

말이 교활한 사람은 자리가 높아질수록 아첨이 점점 부풀어지고 끝내 상사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서면 매사를 독단으로 처리한다.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말만 따르라고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은 틀리고 나만 옳다는 자만에 빠져 일을 그르친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거짓말과 교활한 말로 속이고 꾀어 남의 자리를 빼앗고, 쉽게 부를 얻은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지위와 권력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이 맡은 일은 당연히 자신이 아닌 부하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거짓과 교활함으로 얻은 자리나 부는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쯤은 지혜로운 생각을 한다고 한다. 거짓으로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 약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들을 잠시 겁주고 속였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그들에 의해 벌 받게 마련이다. 우린 이미 동서양의 역사에서 힘없고 어리석다고 여겨졌던 '민초(民草)'들이 들고 일어서 부정한 권력을 엄단하는 모습을 보았다. 겸손으로 얻는 것도 사람이고, 교만으로 잃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사람에 의해 망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말하는 것보다 제대로 듣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시국에 여기저기서 말들은 많은데 들을 말이 시원치 않다. "겸허하게 여러 의견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한쪽의 말만 들으면 아둔해진다"는 말은 귀가 따갑게 들어왔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잘못을 들춰내거나 문제를 지적하는 말에는 반감(反感)을 쉽게 드러내면서 치켜세워주고, 잘한다는 말은 달콤하게 느껴진다. 아첨의 말에는 "저 사람 제대로 볼 줄 아네"지만, 잘못을 지적하는 쓴소리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하는 말은 "뭐 저런 게 다 있어"다. 여씨춘추에서는 "망국의 군주에게는 직언할 수 없다"고 했다. 망국의 군주는 쓴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이미 주변에 간사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는 얘기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고치고 바로잡아야 한다. 말의 잘못도 그렇다.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지만 말로써 바로잡을 수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하고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말로 사람을 속이려는 사람을 경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귀 기울여 듣는 '경청(傾聽)'이다. 속이려는 말을 가려듣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특히 상사일수록 조직의 리더일수록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구분할 줄 알아야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 "마음이 정한 사람은 그 말도 신중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그 말이 속되고 급하다"고 한다. 귀 기울여 듣고 현명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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