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UP'을 가다·14]한방 화장품 개발 '조아산 코스메틱' 박숙우 대표이사

화장품 업계 꿰뚫은 '한방'

임승재 기자

발행일 2017-03-2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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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화장품 브랜드 '승비'는 바이탈 케어 샴푸, 폼클렌징, 미백크림, 세럼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유명 건축·도시설계 회사 '잘나가던 건축사'
IMF 외환위기 여파, 허무하게 직장 그만둬
손재주·미용취미 살려 피부관리실 '새출발'
한방약재 논문 찾아보며 화장품 '승비' 출시

특유의 향·짙은 색 없애 '아토피 특효' 호평

황칠진액
국내 유명 건축·도시설계 회사에 몸담았던 건축사가 한방 화장품 전문기업 대표로 변신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등에 사무실을 둔 '조아산 코스메틱' 박숙우(56) 대표이사 이야기다.

"천직이라 생각했던 건축사 일을 그만두고 한방 화장품을 개발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순전히 손재주 덕분이에요." (웃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박 대표는 명문인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그리고 1990년대 초반 한국으로 돌아와 굴지의 건축·도시설계 회사에서 근무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여파 등으로 뜻하지 않게 직장을 그만둔다.

"큰 충격을 받았죠. 그렇게 허무하게 일을 관두게 될 줄이야…."

마냥 일손을 놓을 수 없었던 박 대표는 고심하다가 피부관리실을 열었다. 일본 유학 시절에 그는 호주머니 사정이 나빴던 친구들을 위해 직접 머리카락을 잘라주거나 파마를 해줬다고 한다. 박 대표는 "건축사들은 보통 손재주가 좋다"며 "미용 취미를 살려 피부관리실을 운영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 피부관리실에서 유행한 프랑스·독일제 화장품은 고객들의 아토피와 여드름 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한방을 공부하게 된 계기다. 박 대표는 "한방약재 논문을 보면서 피부와 머릿결에 좋은 한약재를 엄선해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초창기 개발한 한방 화장품은 아토피 등에 효능이 좋아 피부관리실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하지만 한약재 특유의 독한 냄새가 문제였다.

인천 스타트 업 조아산 코스메틱 박숙우 대표1
박숙우 조아산 코스메틱 대표이사가 한방 화장품 브랜드 '승비'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그는 "신혼이던 한 여성 고객이 며칠간 얼굴에서 한약 냄새가 나 신랑 눈치를 봤다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거무튀튀한 색깔과 한약재 부유물도 문제였다.

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 전통 방식인 '노(露)법'(증류의 일종)이다. 박 대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발효'를 통해 한약재에 남아있는 미세한 농약 성분을 없애고 액체 입자를 더욱 작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약재를 달여서 일주일 정도 발효한 뒤 끓여서 증류 과정을 거치면 액체 입자가 고와져 피부 흡수율이 높아져요. 한방 화장품의 단점인 독한 냄새와 짙은 색을 없애고 피부에 발랐을 때 끈적임도 줄이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봤어요."

그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인 '승비'(昇妃, 오를 승 왕비 비)는 황칠나무, 비파나무, 구기자, 감초 등 각종 한방약재에서 얻은 고농축 진액을 주된 원료로 사용하는 고급 화장품이다. 일반적으로 한방 원료에서 추출할 때 사용하는 용매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방부제 파라벤이나 페녹시 에탄올을 쓰지 않는다.

특히 기본 원료가 되는 황칠나무는 국제학명(Dendropanax Morbifera LEV.)의 뜻이 '병을 가져가는 만병통치 나무'라고 불릴 만큼 가치를 인정받는 약용식물이다. 제품은 크게 영양크림과 선크림, 샴푸 등 3가지로 나뉜다.

박 대표는 "바쁜 현대인을 위해 로션과 에센스 등의 기능을 합친 영양크림은 민감해진 피부의 진정, 보습, 탄력, 미백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며 "샴푸는 탈모 예방을 위한 두피 건강과 손상된 머릿결에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의 제품은 국내 한 면세점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한방
조아산 코스메틱의 제품은 동양복합식물(한방)과 황칠을 배합해 만든 천연한방 증류 추출물만을 사용해 생산한다. /조아산 코스메틱 제공

박 대표는 이쪽 계통에서 잔뼈가 굵었다.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던 지난 2001년 한방을 공부하기 시작한 뒤 10여 년이 흘러 황칠나무 추출물 등을 이용해 특허 등록한 화장품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3년간 전시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2015년 6월 조아산 코스메틱을 창업하기 전에는 한 식품회사의 샴푸 개발 연구원으로 3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요즘도 머릿속은 온통 조금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고민뿐"이라며 "승비 제품은 매일매일 업그레이드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딸에게 아토피가 있어요. 그리고 저도 햇볕 알레르기가 있고요. 하지만 제가 개발한 한방 제품을 바르면서 피부가 아주 건강해졌어요. 어린아이들에게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추천할 만큼 퀄리티를 자부해요. 지금은 글로벌 시대잖아요. 한방 화장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저의 꿈이에요."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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