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경기]'혁신학교 8년차' 평택 갈곶초

의형제·자매 결연, 연극수업… 인성·감수성 저절로 자란다

신선미 기자

발행일 2017-03-2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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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과정드라마 수업
예술 꽃 씨앗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극 수업 5~6학년 과정 드라마. 학생 배우들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관람 학생들은 감동과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중요한 수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갈곶초 제공

교사가 기획·진행 공동활동 통해 타인 이해·배려·협력 체득
예술교육진흥원 '예술 꽃 씨앗 학교' 지정 창작 뮤지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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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아닌 협력을,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을, 수동성이 아닌 역동성을 길러주는 것. 바로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경기 혁신교육'이다. 도교육청은 교사들 스스로 학교를 개혁하자는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 학교혁신을 지난 2009년 제도화하며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처음 13개였던 혁신학교는 이제 전체 학교의 20%가량에 달하는 416개교로 늘어났다. '학생'과 '현장' 중심의 새로운 교육협력 모델로 자리 잡은 경기혁신교육. 지난 2009년 초창기 혁신학교로 지정된 평택 갈곶초등학교를 찾아, 올해까지 8년여간 추구해 온 혁신교육과 이로 인한 학교 현장의 변화를 들어본다.

갈곶초는 전교생이 화합하는 '의형제·의자매' 활동과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예술 꽃 씨앗 학교' 등 특색교육 프로그램으로 혁신학교 중에서도 선도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3-4학년 연극 발표수업(2)
예술 꽃 씨앗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극 발표 수업. /갈곶초 제공

■ 학교폭력 0건 신화, '의형제·의자매' 활동


=혁신학교는 무엇보다 교사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 학교의 관리자가 아닌, 학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교사를 중심으로 학교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혁신교육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할 경우 위에서 기획해 아래에서 진행하는 것이 그간 학교들의 모습이었다면, 혁신학교는 교사들이 스스로 기획과 진행을 담당한다. 물론 관리자는 이 같은 개별 교사들의 역량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지하며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다.

갈곶초가 자랑하는 교사 중심의 특색교육 활동 중 하나는 '의형제·의자매' 프로그램이다. 1년 간의 전 교육과정에 포함된 활동으로, 개학 후 3월 말 결연하면 해당 의형제 의자매 팀이 1년 간 학교 안팎의 공동 활동에 나서게 된다.

1·3·5학년, 2·4·6학년 당 1~2명씩으로 구성된 팀이 결연식, 나들이, 캠프, 등산 등 1년 간의 다양한 교육과정 연계 활동에서 공동운명체가 되는 것이다.

형-언니와 동생 간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절은 물론 다양한 활동에 필요한 질서 교육 등 활동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성 교육이 이뤄지며, 공동 활동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와 상호협력하는 마음가짐도 체득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의형제 의자매가 만나 활동을 하다 보면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팀장인 고학년이 저학년 팀원을 알아서 돌보고 챙겨주는 기특한(?) 모습이 눈에 띈다.

또 매년 의형제 의자매 팀이 바뀌다 보니 해가 갈수록 전교생이 서로를 알고 친하게 지내는 화목한 학교 분위기가 조성된다. 1학년 '꼬꼬마'가 자라 6학년 '대장'이 되는 과정 속에서 여태껏 학교폭력이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는 기록적인 결과도 얻게 됐다.

의형제 의자매 활동 담당 정승곤 교사는 "산행 시 고학년 친구들이 저학년을 끌어주는 등 서로를 챙기고 따르다 보니 1~6학년 모두가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며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의형제 의자매 활동을 벤치마킹한 학교들도 많다"고 말했다.

뮤지컬 공연사진
예술 꽃 씨앗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뮤지컬 공연. /갈곶초 제공

■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예술 꽃 씨앗 학교'

=갈곶초는 지난 2015년 전 교직원의 의지로 한국예술교육진흥원의 예술 꽃 씨앗 학교 운영학교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3년째 교육 연극을 주제로 전교생 대상 예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학년별 특색에 맞는 수업에 대한 연구가 요구됐고, 교육 연극 전문강사들과 기획·개발해 학년별로 연간 44시간의 연극 수업을 진행한다.

1학년은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한 몸짓 표현, 2학년은 다양한 인형으로 표현하는 인형극, 3~4학년은 아동극 발표, 5~6학년은 역사를 주제로 한 과정 드라마 등 학년별로 특화된 수업에 맞춰 연극의 예술적인 요소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단순 학습과 체험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교육연극부를 운영하는데,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공연 전문가들로부터 보다 전문적인 지도를 받아 창작 뮤지컬 공연에도 나선다.

지난 2015년 초연된 뮤지컬 '반쪽이'는 다문화 가정의 학생이 겪을 수 있는 사회적 문제와 편견을 주제로 다뤘는데 전문극단 '더 늠'이 제작해 참여해 학생들을 지도했다.

학생들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학생들만의' 이야기를 주제로 정했기 때문에 학생들 모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초연 당시 평택지역 학생과 학부모 1천여명이 공연을 관람했고, 지난해는 더욱 완성도를 높여 평택 한국소리터 지영희 홀에서 정기공연을 하기도 했다. 학생 배우들은 수개월간의 노력을 무대에서 뽐내며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고,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은 감동과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김대연 갈곶초 문화예술 담당 교사는 "희망하는 친구들은 대규모 공연장에 서는 기회도 갖게 되지만, 학교 내 작은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수성과 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올해 학교에 공연 조명도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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