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관광객 급감과 국산 화장품 브랜드 철수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수원시 팔달구의 한 시내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협상불리… 작년말 잇단 철수
관광객 선호품 없어 매출급감
'사드보복' 겹쳐 매장은 텅텅
경기도내 유일한 시내 면세점이 국산 화장품 브랜드 철수와 중국 관광객 급감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 브랜드 유치가 어려운 지방 시내 면세점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A 면세점. 직원 2명이 상주하고 있지만,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5일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한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끊어졌다.
지난 2013년 12월 개장 당시 화장품, 향수, 가방, 선글라스 등 6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입점했다. 하지만 현재 영업 중인 브랜드는 50여 개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설화수, 헤라, 라네즈 등 국산 화장품들이 판매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철수하면서 중앙 판매대는 '상품 준비 중'이라는 푯말만 세워둔 채 텅 비어 있다.
A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던 국산 화장품 브랜드들이 철수하면서 매출액이 줄었다"며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단체 관광객들도 줄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시내 면세점에 국산품 입점 기피 현실화
=면세점에서 국산 화장품은 가장 많이 판매되는 '효자 품목'이다. 실제 설화수, 라네즈, 헤라 등 국산 화장품의 매출액은 A 면세점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해 왔다.
가방 등 국산 브랜드들이 지방 면세점 입점을 꺼리면서 화장품에 판매를 집중한 탓이다. 하지만 일부 국산 화장품 브랜드들이 최근 매출액 저조와 인건비 부담 등의 이유로 일부 지방 면세점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A 면세점도 타격을 입었다. A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5년 4억여원에도 못미쳤다.
한국면세점협회 관계자는 "지방 중견·중소면세점은 매출액이나 규모가 작아 브랜드 유치 협상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면세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상품 공급과 브랜드 입점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선호 브랜드 부재로 해외 관광객 방문 급감
=해외 관광객들이 주로 구입하는 국산 브랜드가 면세점에 입점하지 않았을 경우 여행사나 가이드들은 면세점 방문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국산 브랜드들이 입점을 기피하는 지방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 저조, 매출액 부진, 브랜드 입점 기피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방 면세점들이 해외 관광객 유치 시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 부담도 커지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평균 20.1%지만 중소·중견 면세점은 평균 26.1%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국내·외 브랜드의 입점 여부를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견·중소면세점과 대기업면세점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위원회 등의 기구를 통해 국산품 브랜드 유치 방안 등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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