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뚫린 예봉산 새 임도 '누가' 바꿨나

남양주시, 토지주 동의 못얻어 공사중지·원상복구 명령
시공사 "시관계자 지시"… 市 "협의했지만 공문안보내"

전시언 기자

발행일 2017-03-2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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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 받았다 vs 협의만 했다."

남양주시 예봉산 패러글라이딩 이륙장 인근의 임도(林道) 신설 공사와 관련해 시와 시공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물으며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노선 변경지시 여부'가 쟁점인데, 경우에 따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20일 경기도와 시에 따르면 시는 3억여원을 들여 지난 2015년 5월부터 진중리 산26-1에 산림을 보호·관리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임도(2천175m) 신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인 A업체는 5월 13일 착공해 공사를 진행하다 민원이 발생하자 노선을 변경해 8월 초 사실상 공사를 완료했다. ┃위치도 참조

하지만 준공을 앞둔 8월 17일 시는 돌연 공사를 중지시켰다. 변경 노선에 대해 토지주와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거듭된 협의에도 끝내 토지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A업체의 공사는 '불법행위'가 됐고 시는 결국 지난해 1월 13일 원상복구를 명령했다.

A업체는 토사구팽식 행정에 파산위기에 놓였다는 입장이다. A업체 대표는 "작업일지를 보면 패러글라이딩 대회 때 임도를 활용하게 해달라는 민원을 해소하려고 시 관계자가 노선변경을 직접 지시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적혀있고, 이는 감리 측에도 확인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토지주와의 협의를 장담하던 시가 뜻대로 안 되자 책임을 전가하며 벌금 등 행정조치 하겠다는 협박과 다른 사업을 주겠다는 회유를 일삼았다"고 호소했다.

변경된 노선으로 만들어진 임도는 9월 12일에 열린 '제9회 남양주시장기 체육대회(패러글라이딩 종목)' 당시 장비 및 참가선수 수송에 활용됐다. 또 현재 등산로로 쓰이고 있다.

시는 협의만 진행했을 뿐 공문 등을 통해 지시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변경된 노선과 패러글라이딩 협회 측의 요구가 일치하는 것은 맞지만, 협의를 진행한 것이지 시공을 지시한 적은 없다. 업체가 멋대로 공사해 놓고 책임을 뒤집어씌울 심산으로 소송까지 진행하며 공무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무고죄 혐의로 맞고소할 예정"이라며 결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해 7월 22일 시 공무원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지난해 11월 2일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했다. 이에 A업체 측은 11월 9일 관련 자료를 보강한 뒤 서울고등검찰청에 재수사를 요청하며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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