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도시의 창조인력 자족 능력

김창수

발행일 2017-03-22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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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문화예술교육기관 유치보다
확충 방안을 최우선 어젠다로 설정해
자체 해결하는게 되레 기회비용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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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대학이나 문화예술관련 기관의 설립이나 유치를 둘러싼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이같은 유치경쟁은 단체장 선거, 특히 대선기간 지역공약의 단골 메뉴이다. 생산시설을 지역에 유치하는 사업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제약이 많고, 인프라 구축비용이 커서 지자체의 부담도 늘어난다. 이에 비해 교육기관의 유치는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사업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문화예술 교육기관은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핵심자원인 전문인력과 다양한 관련연구기관을 갖추고 있어 지역 역량 강화 측면에서 보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의 이전 재배치와 관련하여 수도권 도시 간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한예종은 규모가 큰 대학은 아니지만, 1993년 설립 이래 음악과 무용분야에서 뛰어난 예술가를 다수 배출하며 예술학교로서의 위상이 뚜렷하다. 상징성 있는 예술학교를 지역에 유치하게 될 경우 해당 지역사회는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예술교육기관의 유치는 막상 성사되기 어려운 전략이다. 이전대상 기관에게 접근성과 확장성이 높은 부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며, 부대시설이나 다양한 편의시설도 제공하는 데도 상당한 재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교육기관의 경우 학교당국 뿐 아니라 교직원과 학생 등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의 인천 캠퍼스 조성계획이 무산된 사례나 서울대학교가 시흥캠퍼스 이전 건으로 심각한 학내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문화인프라의 유치경쟁 과열로 설립이나 이전 계획 자체가 보류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국립문학관 건립을 둘러싼 지자체간 유치 경쟁이 격화되자 정부가 이를 무기한 보류한 바 있다.

문화예술 인력 양성은 국가 수준의 계획과 지원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주요 문화예술교육기관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서울에서 양성한 인력을 지방으로 유치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지속성도 없다는 점이다. 도시의 미래 경쟁력은 창조 자원, 창의 인재의 역량이 좌우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문화예술 교육기관과 인력의 서울 집중으로 인한 지역간 문화예술 역량의 격차도 갈수록 심화될 공산이 크다. 이 불균등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수준에서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창조인력을 수요에 대비하고 자급할 수 있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지역 문화진흥은 물론 도시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체는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양성되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뿌리 없는 나무에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문화예술 교육기관의 지역 유치는 부족한 문화전문인력 양성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지름길만 찾으면 곤란하다. 유치경쟁은 도박과 같아서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는 온갖 행정력을 쏟아 붓지만 '잭팟'은 좀처럼 터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오히려 기회비용 측면에서 이익이다. 적어도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지자체라면, 그리고 창조인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을 준비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도시라면 문화예술교육기관 확충을 최우선 어젠다로 설정하여 능동적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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