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곧 다가 올 '동전없는 사회'

김신태

발행일 2017-03-23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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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달부터 시범운영 사업자 12개소 선정
이젠 자판기 마저 동전 대신 지폐 원하는 시대
주머니속 '찰랑 찰랑' 든든한 소리 추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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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찰랑~ 찰랑~'.

'트로트' 노래 제목이 아니다. 광고에서 보았음직 한 바람에 머릿 결이 날리는 모습도 아니다. 얼마 전까지 보통 남정네 등의 주머니 속에서 흔히 들어 보았던 소리다. 그 소리는 바로 '동전'들이 부딪히며 냈던 울림이었다. 한때는 주머니 속에 동전들의 소리만 들어도 '든든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주머니 속의 동전들이 부딪치는 소리는 듣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4월부터 시작되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에 참여할 12개 사업자를 최근 선정하고 준비 작업을 거쳐 업체별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이들 시범사업 업체들을 통해 현금으로 물건을 산 소비자는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받지 않아도 된다. 거스름돈이 동전일 경우 이를 각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게 돼 주머니에 동전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무거운(?) 동전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한은도 동전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화폐제조비용은 1천503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 1천440억원보다 4.4%(6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중 동전(주화)을 만들기 위한 비용은 537억원이다. 이미 한은은 사회적 수요가 사라진 1원과 5원짜리 동전을 지난 2006년부터 제조 발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동전을 녹여 구리 등 원자재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동전 훼손 행위에 대한 처벌을 두배로 강화했다. 주화 훼손에 대한 처벌을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인 것이다. 이 법은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

동전에 이어 지폐도 머지 않아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에서도 올해 9월부터 종이 통장을 폐지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현재 일반적인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은행 창구를 직접 찾아가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돈(동전과 지폐)을 보내고 세금을 낸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이 ATM(현금자동입출금)기란 도구를 이용해 현금을 찾아 사용하고는 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 받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세금이 투명한 사회가 되면 이들 ATM기는 역사적 유물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그래도 지금은 동전이 있어도, 이를 사용하고 싶어도 쓸데가 거의 없는 시대가 왔다. 한때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동전 자판기'. 이제는 '동전'이 아니라 지폐를 원하고 있다. 그만큼 동전을 쓸 수 있는 곳이 없어졌다. 일부 사람들은 동전을 거슬러 받기 싫어해 현금을 갖고 있어도 일부러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나마 지폐를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시대가 곧 다가올 수 있다.

이래저래 동전과 지폐가 푸대접(?)받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아쉬움도 크다. 주머니 속에 '찰랑 찰랑'거렸던 '든든한' 소리, 지갑 속의 두터운 지폐를 조만간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마련'을 생각하며 집안 서랍 속에 빼곡하게 챙겼던 수많은 통장도 추억 속으로만 남기게 되는 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만의 생각일까? 그래도 동전 없는 사회는 분명 좋아진 사회라고 믿고 싶다. '동전(지폐)'이 '신용'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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