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환경조형물 탐사 송도 박미정씨

우리동네 아트로드, 지도로 만들고 싶어
박미정
인천 송도신도시에 사는 박미정씨는 송도신도시에 있는 환경조형물을 모니터링 하는 활동을 지난해 11월부터 하고 있다. 박씨는 "환경조형물이 인천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일본 체험행사 보고 필요성 느껴
흉물로 전락한 조형물 가슴 아파
소중한 콘텐츠 새 가치 만들어야


송도신도시에 5년째 사는 박미정(56) 씨는 매주 한 차례 이상 운동화와 생수, 사진기, 수첩, 볼펜 등의 단출한 준비물을 챙겨 동네 탐사를 나선다.

박씨가 동네 주변을 탐사하는 이유는 보통 '환경조형물'로 불리는 건축물에 딸린 미술품을 눈으로 보고 감상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관련 법에서는 총넓이 1만㎡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을 신·증축할 때 건축 비용의 1%가량을 의무적으로 조각이나 그림, 사진 등의 미술품을 설치하는데 쓰도록 하고 있다.

그가 탐사에 나서는 시간은 보통 햇볕이 좋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5시까지다. 이런 환경조형물은 대부분 차량을 주차하기 힘든 곳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조금은 힘들더라도 걸어서 다니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고 한다.

그가 송도신도시 내에 만들어진 환경조형물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결혼 30주년을 기념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이후부터다. '예술 섬'으로 유명한 일본 나오시마와 주변 섬에서 열리는 '세토우치 트리엔날레'에서 그는 인천 생각이 참 많이 났다고 한다.

"마을 곳곳에 크고 작은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었고, 그 작품을 지도를 보고 찾는 체험에 참여했죠. 그런데 평소 주의 깊게 보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가 사는 동네 주변에도 이것들 못지않은 근사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그 길로 동네 구석구석에 숨겨진 환경조형물을 찾아다니며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을 찍고 문제점 등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블로그에 올렸다.

처음엔 어렵게 생각하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작품을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건물 관리인과 경비원, 아파트 주민들도 주변 어디에 어떤 작품이 설치돼 있는지 아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무관심한 어른들 대신, 아이들이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보물찾기하듯 어렵게 찾아가 작품을 발견해도 작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안타까운 경우도 많았다. 작품 주변에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거나 쓰레기 수거장소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무관심 때문에 유명 작가의 작품이 흉물로 전락해 버린 조형물을 볼 때면 가슴이 무척 아팠다고 했다.

지금까지 60여 곳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그는 70~80곳을 더 조사해, 작품 위치와 작가, 작품 설명을 담은 '우리동네 아트로드'라는 제목의 환경조형물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가족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그는 "송도신도시뿐 아니라 인천에 있는 환경조형물은 소중한 도시문화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며 "이 작품을 잘 관리하고 가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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