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복귀기근: 각자의 근본으로 돌아간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03-29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7032801002083100101281

산에서 자라는 수많은 초목들은 저마다의 살림살이가 있다. 부산스럽게 한철 살림을 나면 어김없이 낙엽도 지고 앙상해져 꽃잎도 지고 열매도 없어진다. 이런 현상을 보고 노자는 저마다의 뿌리로 돌아온 것이라 표현하고 우리들은 돌아갔다고 말한다. 누가 맞을까? 누가 맞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노자는 노자고 우리는 우리다. 봄날이 가면서 흩날리는 꽃을 보고도 눈물이 나는 우리인데 친하게 정을 나누었던 사람이 떠나간다는데 간다고 하는 것이 사람의 정이다. 다만 그냥 떠나가는 것이 아니라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뿐이다.

주역에서는 만물이 천지를 근본으로 삼아 출현했기 때문에 다시 천지로 돌아가려는 회귀심이 있다고 하였다. 형체이상의 것들은 하늘로 돌아가고(魂升) 형체이하의 것들은 땅으로 돌아간다(魄降)는 생각으로 읽기도 한다. 노자는 만물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근본으로 돌아온다는 입장이다. 노자는 자신이 우주적 근본에서 일체가 되어 놀고 있기 때문에 돌아온다고 표현한 것이지만 우리네 인생은 그 근본이란 곳을 짐작만 하기에 돌아간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든 삶을 이별하고 떠나가는 길은 막막하고 슬픈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철산 최정준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