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경기도지사, 대권후보 안되는 이유

김순기

발행일 2017-03-30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수도권규제 문제' 기업인·GB관계자들 몫
젊은층·서민들 교통·주거·환경에 더 관심
'후보 되려면 도지사 하지 말라' 감히 주장


2017033001002254500109271
김순기 사회부장
국회 출입 기자로 활동하며 이런저런 기사를 쓰던 지난 2015년 5월 3일에 있었던 일이다.

"영남 충청권 의원들이 합심해 중첩 규제를 받고 있는 경기동북부지역에 대학마저 신설하지 못하도록 법안을 밀실 처리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분노의 목소리를 담아 전화로 이런 내용을 알려온 이는 경기북부지역 한 국회의원의 보좌관이었고 법안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이하 미군공여구역법)'이었다.

전후 사정은 이랬다. 4월 30일 금요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로 상반된 내용의 '미군공여구역법 개정안' 2개가 상정됐다. 이럴 경우 통상적으로 병합 심사가 이뤄지는데 이날은 1개의 개정안을 중심으로 의결이 이뤄졌다. 핵심 내용은 미군기지 반환 공여 구역이나 그 주변 지역에 한해 허용됐던 전국 대학의 이전 또는 증설을 수도권 내 대학으로 한정한 것으로 사실상 경기 동북부지역의 대학 신설이 어렵게 된다.

정부는 개정안을 반대했지만, 영남·충청권 의원들은 반강제적으로 밀어붙였다. 법안심사 소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오후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단 6분만에 처리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졌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한 경기북부지역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알려온 것이다. 개정안이 처리된 이후 영남·충청지역에는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경기도에는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이 개정안은 법사위에서 경기도·비수도권 의원들 간 고성까지 오가는 진통 끝에 발이 묶여 자동 폐기됐다.

이는 경기도와 비수도권이 '수도권 규제'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한 한 사례에 불과하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려는 경기도와 반대로 강화하려는 비수도권 간의 '총성없는 전쟁'은 지난 19대 국회내내 벌어졌고 20대 국회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각 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끝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 경선에 전·현직 경기도지사 3명이 뛰어들었다. 남경필 현 지사, 손학규·이인제 전 지사가 그들이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다 막판에 접은 김문수 전 지사까지 더하면 이번 대선판에 이름을 올린 전·현직 지사는 모두 4명에 이른다.

하지만 누구 하나 각 당의 대선 후보로 전국을 누빌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남 지사는 유승민 의원에게 완패했고, 손 전 지사와 이 전 지사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두 대선 후보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대선 주자의 문턱에서 주저앉는 양상이다.

그래서 감히…주장한다! 경기도지사는 대선 주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대선 후보는 될 수 없다고. 또, 주장한다. 그 이유는 '수도권 규제 문제' 때문이라고.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 규제 문제'는 대체적으로 생활밀착형이다. 개개인의 삶과 밀접한 연관을 갖기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경기도에 반감을 품은 이들을 적지않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경기도에서 '수도권 규제 문제'는 대체적으로 기업인과 그린벨트 관계자들의 몫이다. 아파트에 사는 젊은 중산층이나 일반 서민층들은 '수도권규제 문제'와 이해관계가 별로 없다. 경기도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해도 '그것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며 교통·주거·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숙명처럼 껴안는 경기도지사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국 선거 구도'라는 게 본인의 분석이다. 그래서 또다시 주장한다. 대선 주자가 되려면 경기도지사를 하고, 대선 후보가 되려면 경기도지사를 하지 말라고….

/김순기 사회부장

김순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