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운예지망(雲霓之望)

고재경

발행일 2017-04-10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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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운예지망(雲霓之望)은 극심한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란다는 뜻이다. 큰 가뭄에 단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살다보면 '돈 가뭄'에 시달려 갈팡질팡 할 때가 있다. 또한 지식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지혜의 가뭄'에 봉착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무형의 가뭄을 해갈할 방도는 꿈과 희망 즉 운예지망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버블 시스터즈 서승희가 부른 '고래의 꿈'(작사:서승희 작곡:바비 킴) 가사에서 운예지망의 은유적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곡명 '고래의 꿈' 노랫말에서 자연과 사람은 등식화된다. 즉 자연의 상징인 고래와 사람인 화자는 동일인으로 설정된다. 따라서 가사에서 언급된 꿈은 사람의 꿈인 동시에 고래의 꿈이기도 하다. 화자인 고래는 '바다 저 끝 어딘가'에 있을 사랑의 대상인 '너'를 애타게 찾아 길을 나선다. 때로는 거센 '하얀 파도'가 화자의 간절한 마음을 마구 흔들어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오직 '너'만이 '나'인 화자를 '편히 쉬게 할 꿈'이라고 진실한 소망을 드러낸다: '너를 찾아서/나의 지친 몸짓은 파도 위를 가르네/I'm fall in love again 너 하나만/나를 편히 쉬게 할 꿈인 걸 넌 아는지'. '운명'의 존재를 부정했던 화자이지만 '너'를 보며 사랑에 몰입하는 고래! 이제 '너'를 찾아 꿈을 꾸며 바다로 향하는 고래의 꿈속에는 운예지망의 진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그렇다면 고래의 운예지망 꿈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모든 이들의 뜨거운 가슴에 잠재된 간절한 그리움인 듯싶다.

김범수가 부른 'higher'(작사:김민지 작곡:돈 스파이크) 노랫말은 운예지망의 예를 보다 더 확연히 보여 준다. 곡명 'higher' 노랫말은 혹독한 '시련이 와도' 미래의 '꿈'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화자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화자는 '하늘 높이'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다시 피어나는 푸른 잎처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맹세와 다짐을 강조한다. 누구나 장벽에 막혀 갇힐 수 있고 다칠 수도 있다. 또한 걸림돌에 걸려 갸우뚱거려 넘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화자는 지쳐 쓰러진다 해도 오뚝이처럼 재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낸다: '내 꿈을 향하여/지쳐 쓰러져도 난 두렵지 않아/다시 일어나/I want to get higher 그날을 위하여'. 혹독한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기다리는 운예지망처럼, '헛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창공을 훨훨 날 수 있는 '그날을' 학수고대하는 화자! '오늘'과 '내일'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어제'보다 더욱 견고한 화자! 절망의 미로를 벗어나 희망의 대로를 당당히 걷고자하는 화자의 희망찬가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누구든 인생의 우여곡절이 없는 사람은 없다. 한두 번쯤 쓰라린 실패도 맛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한다. 무수한 역경에 처할수록 자신을 격려해보자. 기나긴 가뭄 속에 구름과 무지개 같은 운예지망이 실현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자신의 우선순위로 삼아보자. 파란 바다 끝 꿈과 사랑을 찾아 떠나는 고래처럼 오늘의 거친 바다를 헤엄치는 자들의 모든 희망과 사랑을 응원해보자.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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