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1939~) |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회한은 현실의 세계에서는 잘 알지 못한다. 마치 앞면만으로 뒷면을 모르듯이 뒷날에 만나게 되는 후회다. 미련한 사람은 아집에 사로잡혀 반벙어리 또는 귀머거리와 같이 입과 귀를 막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이전의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치는 사이 성숙하게 된다. 인간이 인공지능(AI)보다 우월한 것이 있다면 바로 성찰과 반성이 아닐까? 그것을 깨달은 당신은 '노다지'를 얻은 것과 다를 바가 없으며, "더 열심히 파고들고/더 열심히 말을 걸고/더 열심히 귀 기울이"면서, 앞으로 또 있을 실수를 줄이고자 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세상을 '더 열심히 사랑'하는 방법으로서의 사랑의 실천은 자신을 척박한 세계에서 '꽃봉오리'로 매순간을 활짝 피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게 된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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