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익의 스타트업]스타트업과 창업은 다른 것이다

주종익

발행일 2017-04-1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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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사업자 등록없이 투자 받아 협업
美대학, 실패 두렵지 않은 기업가 정신 키워
창업, 자기 자본 비즈니스 플랜 철저히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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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BC(기원전)와 AD(기원후)는 2000여년 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한 시대의 가르마 타기이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어제 뜨던 해나 오늘 뜨는 해는 어김없이 동쪽에서 뜬다. 인간들은 현실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는 일에 대해 왜 마치 머리에 가르마를 타듯 선을 긋고 싶어하는 것일까?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생각은 많은데 행동은 늘 그 생각을 따르지 못한다. 그리고 반성과 후회하는 존재이다. 그러면서 혼란스러워하고 찝찝해한다. 인간은 이러한 혼란스러움을 견디지 못한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는 이 혼돈에서 질서를 찾으려는 노력이며 이것이 철학이다 (Chaos to Cosmos).

1월 1일이 되면 인간들은 지난해의 혼란스러운 미완성의 찌꺼기들을 잊고 싶다. 그리고 새 기분과 다짐으로 새롭게 시작해서 이번에는 꼭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생각하는 바를 이루어 내려고 한다.

2007년은 인류역사 특히 IT산업의 흐름에 대단히 중요한 해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이때 나왔다.

이제 우리의 말과 생각과 행동이 2007년 이전은 BC이고 2007년 이후는 AD이어야 한다. 2007년 이전의 지식 경험 생각 등은 모두 버리고 2007년 이후의 생각으로 살아야 4차 산업혁명을 이겨 나갈 수 있다. 식당에서 밥 먹기 전에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는 것이 지금은 당연하지만 10년 전에는 없던 일이다. 언제 우리가 이런 세계에 살았는가? 오래된 것 같지만 10년밖에 안됐다.

스타트업과 창업은 다른 것이다. 창업은 BC이고 스타트업은 AD이다. 원래 창업이란 내 사업을 만들고 경영하는 모든 행위를 총칭하는 보통명사다. 이런 의미에서는 스타트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가 통상 젊은이들이 졸업 후 취업하는 대신 자기 사업을 한다는 뜻의 좁은 의미의 창업을 말할 때는 창업보다는 스타트업이라고 해야 한다. 이 경우는 창업과 스타트업은 다른 것을 뜻한다. 스마트 폰도 전화기의 일종이지만 전화기라고 하지 않고 스마트 폰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엇이 다른지 보자.

첫째 스타트업은 내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닌 투자를 받아서 하는 것이다. 반면 창업은 자기 돈 또는 대출(Loan)을 받아서 한다.

두 번째 스타트업의 조직은 임시조직이고 창업은 공식 조직이다. 스타트업은 투자자의 검증을 못 받으면 투자를 받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그 조직은 해산하면 그만이다. 아무런 법적 근거가 남지 않는다.

세 번째 스타트업은 법인 설립이나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를 받아 공식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때 법인 설립과 사업자등록을 내면 된다. 모르니까 모든 스타트업들이 법인 설립과 사업자등록부터 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잘못을 범한다. 또 그렇게 가르친다. 스타트업은 잘 안되면 그냥 해산하면 되지만 창업기업은 폐업 신고를 하여야 한다. 이는 마치 연애하다가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결혼을 한 후에 헤어지면 이혼신고를 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연애고 창업은 결혼이다.

네번째 스타트업은 비즈니스모델(9 Block) 한 장이면 충분하지만 창업은 비즈니스 플랜을 두툼하게 작성해야 한다.

다섯 번째 스타트업은 설립자가 협업(통상 3~4명)을 기본으로 하지만 창업은 통상 혼자 아주 드물지만 두 명이 시작한다.

여섯 번째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돈, 경험, 지식 등이 없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창업은 사전 준비와 경험을 철저히 하여 신중히 시작한다.

일곱 번째 스타트업은 그 방점이 Start에있다. 너무 우물대지 말고 그냥 시작하라 그리고 안되면 고치고 그래도 안되면 다른 것을 하면 된다는 뜻이 들어가있다. 그러나 창업은 속도보다는 신중히 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대학에서는 부담 같지 말고 학교에서 팀원끼리 프로젝트 하듯이 스타트업을 그냥 시작하라(Just Start)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힘들면 다른 것으로 또 시도해보고 이도저도 안되면 해산하고 다른 팀을 만들어서 또 가볍게 시작하는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 좋은 팀들에 의해 대박 나는 사업들이 나온다. 이렇게 하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배우게 된다.

스타트업과 창업은 다른 것이다. 창업이란 단어는 쓰지 말자. 스타트업은 글로벌을 전제로 한다. 외국 투자자에게 창업을 영어로 어떻게 번역하겠는가? Foundation? Establishment? Set up? 스타트업이란 말을 우리 것처럼 그냥 써야 통한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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