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사랑 이미지… 직선과 곡선

권성훈

발행일 2017-04-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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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엽(1958~)

직선의 힘으로 남자는 일어서고
곡선의 힘으로 여자는 휘어진다
직선과 곡선이 만나 면이 되고 집이 된다

직선은 길을 바꾸고 지도를 바꾸지만
곡선은 그 길 위에 물 뿌리고 꽃을 피운다
서로가 만나지 않으면 길은 길이 아니다

이지엽(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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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무엇이 된다는 것은 역학적으로 다른 하나가 또 다른 하나를 만나는 것이다. 직선이 직선을 만나거나, 곡선이 곡선을 만났을 때에는 1차원적인 연장선에 지나지 않지만 직선이 곡선을 만나 서로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2차원적 '면이 되고' 3차원적 '집이 된다' 뿐만 아니라 '직선'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은 "길을 바꾸고 지도를 바꾸지만" "그 길 위에 물 뿌리고 꽃을" 피우게 하는 것은 '곡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직선이라는 남성성과 곡선이라는 여성성이 화합하여 어떤 것을 창조해낸다. 이른바 태생적으로 직선은 곧지만 구부러지기 쉽고, 곡선은 부드럽지만 강하지 못한 점들을 상호 보완하는 생명성을 가졌다. 혼자 이루어질 수 없는, 우리의 사랑도 그런 것이다. "서로가 만나지 않으면"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길 가운데 어디쯤 당신의 사랑도 '직선의 힘'으로 일어서거나, '곡선의 힘'으로 휘어지고 있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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