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대선 레이스 '고배'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다짐

"120% 도정에 전념… 도민들에 죄송함 갚아나갈 것"

강기정·신지영 기자

발행일 2017-04-26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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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 인터뷰6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도전 당시 밝혔던 공약들을 경기도에서 실천 가능한 것부터 이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지율 1%만 보면 얼마나 불합리하게 느끼겠나
정치는 변화하는 과정 견제 선택한 국민 놀라워
다당 시대 '협치' 과제… 선거구 개편·개헌 필요

정치 접을 수 있다 생각하고도 고민끝에 탈당
독일 우파 개혁 택한 좌파 슈뢰더의 희생처럼
국가미래 위해 개인이익 포기 옳은 선택 확신

경기도 새정치·경제 실험은 시대적 흐름 '자부'
연정만 봐도 한국의 기준, 나라 이끈다고 생각
4차 산업혁명에 日 대형서점 츠타야 접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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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완수하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궁수는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는 해야할 일을 했고 두려움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과녁을 빗맞혔더라도 그에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그는 비겁하지 않았으므로.

-대선 경선과정서 남 지사가 소개한 책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 中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늘 앞으로 걸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다섯 번을 이기고, 모두가 진다고 했던 2014년 도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앞으로 향하며 미래를 가리켰다. "저곳으로 가야만 우리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침은 경기도에서 미래 정치·경제·사회모델인 연정과 공유경제, 따복공동체를 낳았다.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이 흔들리자 망설임 없이 당을 나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내걸고 새로운 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대선을 향해 나아갔다.

앞으로만 걷던 그가 넘어진 채 멈춰섰다. 지지율은 1%에 머물렀고 '안방'인 경기도에서도 상대 후보에게 졌다. 도청으로 돌아온 후에도 '레임덕' 위기라는 지적에 직면했다. 그가 새롭게 깃발을 꽂은 바른정당 역시 자당 대선 후보의 사퇴를 논의할 만큼 녹록지 않다.

도지사 임기가 끝나는 1년 반 뒤, 앞으로만 향하던 그의 길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 아쉽지만 국민은 놀라웠다

"뭐, 제 한계니까."

지난 20일 아침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만난 남 지사는 이러한 상황에 '쿨하게' 답했다. "기본적으로 제가 부족해서 그렇고 바른정당이 처한 스탠스나 상황이 이번 대선에서 평가받기는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있었다고 봐요. 토론을 통해 나타난 실력이나 진정성, 이런 것과는 상관없는, 아쉽죠."

준비된 원고도 한쪽으로 치워둔 채 남 지사는 덤덤하게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한 후 가진 첫 인터뷰다. "국민들이 '도지사 열심히 해라'라고 하신 것 아니겠나"라고 운을 뗀 남 지사는 "대선 주자로서 아무래도 100% 도정에 전념하는 건 어려웠을 수 있다.

120% 도정에 전념하면서 도민께 죄송함을 갚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1%'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다. 불과 2주 전 경기도 4곳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선 바른정당이 1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보궐선거 유권자 상당수는 오히려 남 지사가 '청산의 대상'이라고 비판한 자유한국당을 선택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남 지사는 "'요 대목'만 보면 국민의 선택이 불합리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저는 어느 후보와 1대1로 붙어도 훨씬 나은 미래 비전과 철학을 얘기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도 놀라운 혁신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지지율이 1%라니, 얼마나 불합리하게 느끼겠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정치는 변화의 과정 속에 있는 것"이라고 남 지사는 말했다. 그는 "단면만 잘라놓고 보면 불합리해보일 수 있지만 전체를 보면 다르다. 그 가운데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 게 바른정당과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이 있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이 있었다. 국민들은 민주당에 다수의석을 주면서도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게 제3당을 만들었다. 만약 새누리당이 그렇게 안됐으면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구도도 안만들어졌을 것"이라며 "지금도 문재인이라는 상수와 이를 견제하기 위한 대안을 자꾸 갖다 붙인다. 국민들은 이렇게 계속 견제하는 선택을 한다. 이게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국민의 선택은 놀라웠다"고 풀이했다.

'불합리한' 국민의 선택 속 새로운 대통령도 갈림길에 놓일 것이라는 게 남 지사의 전망이다.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나눔'이다. 남 지사가 줄곧 가리켰던 '미래'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권력은 손잡이가 없는 칼 같은 거다. 임기 초에는 엄청 잘 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이 그 칼에 베인다"며 권력을 칼에 비유한 남 지사는 "서로 다른 세력과 손을 잡고 함께 갈지, '마이웨이'할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후자의 경우 국민들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150석(과반 의석을 차지한 1당 구도)을 넘어 180석(여러 정당 간 협치 구도)의 합의가 없으면 어려운 구도를 만든 것은 협치·연정을 하라는 과제로 이어졌다. 더 안정적으로 하려면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을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의 내홍도 동일하게 진단했다. '국민의 눈'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후보의 사퇴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정답이 어디 있겠나"라면서도 "과연 대한민국을 위한 결정을 한 것인가, 아니면 다음에 한번 더 당선되는데 이익이 될지를 보고 결정한 것인가. 국민들은 안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인터뷰8

# 과녁을 빗맞혔더라도

넘어지고 멈춰섰지만, 그에겐 오히려 '우리의 길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남 지사는 "탈당할 때 '이걸로 정치를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2년 전 경기도를 찾기도 했던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이야기를 꺼냈다. "독일에선 좌파인 슈뢰더 전 총리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우파 개혁을 하면서 지지 기반을 상실하고 정권도 뺏겼다. 그럼에도 자기는 만족한다고 했다. 이후 독일은 전성기를 이뤘다. 메르켈의 전성기는 슈뢰더의 자기 희생 덕분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남경필이란 정치인도 20년 동안 국민들이 선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과연 대한민국 정치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탈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만 보고 걸어왔던 남경필의 길이, 곧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개인과 정당의 이익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슈뢰더의 길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대선 과정에서 탈락은 했지만 도민들께 자랑하고 싶은 건 경기도에서 하고 있는 새로운 정치와 경제 실험들이 앞으로 누가 집권하든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정만 봐도 경기도가 곧 대한민국의 스탠더드"라고 말한 남 지사는 "경기도의 것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고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 만들기에 전념할 거다. 도정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투지가 불타오른다"며 웃었다.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공약들 역시 경기도에서 최대한 시도해보겠다고 공언했다. 남 지사는 "모병제는 어렵고 수도 이전도 당장은 힘들 수 있지만, 제가 주장했던 것 중 의지만 있으면 경기도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찾아 실제로 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남 지사는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을 읽고 있다며 책의 한 구절을 소개했었다. "책임을 완수하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궁수는 어떤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는 해야할 일을 했고 두려움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과녁을 빗맞혔더라도 그에겐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다. 그는 비겁하지 않았으므로."

그에게 요새 읽고 있는 책을 묻자 일본의 대형서점 '츠타야'를 기획해 성공시킨 마스다 무네야키의 저서 '지적자본론'을 언급했다. "츠타야라는 기업이 어마어마한 혁신의 아이콘이거든요. 4차 산업혁명에는 새로운 기술이 없어요. 기존의 것을 융합하는 게 핵심인데 우리 경기도에도 이런 '츠타야' 모델을 접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빠져있습니다."

그는 '경기도'에서부터 일어나 다시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의 내일을 구상하며 또 한번 미래를 가리킨다. 비록 과녁을 빗맞혔지만 그는 해야 할 일을 했고,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기에.

글/강기정·신지영기자 kanggj@kyeongin.com·사진/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남경필 경기도지사 인터뷰3

■남경필 도지사는?


▲ 1965년 1월 20일 용인 출생
▲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 경인일보 사회부·정치부 기자
▲ 제15~19대 국회의원 (5선)
▲ 한나라당 최고위원
▲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 제34대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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