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늘어나는 복지공약, 지방세를 증세하라

이재은

발행일 2017-04-27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국세로 거둬 나눠주기 보다
지방세로 확충하는게 더 효율적
주민들은 추가적 조세부담이
어떤 혜택 되돌아오는지 인식
조세저항 줄고 세부담과 복지가
대응관계 보일땐 투명성도 높아

2017042601001837800090631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촛불이 이끈 대통령 탄핵으로 무능·부패·불공정이 만연했던 9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 대통령을 뽑고 있다. 국민주권의 회복을 외쳤던 촛불정신은 한국사회의 혁신을 요구한다. 그러나 대선과정을 보면 정치권은 아직도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는 것 같다.

시민의 요구는 합리적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이다. 정경유착에서 보듯이 권력이 사유화되지 않고 차별이 없는 공정한 사회, 저성장·고실업·양극화가 완화되는 더불어 사는 사회. 부와 소득의 집중을 비호하며 시민을 대립시키는 집권화된 권력보다는 시민들과 소통하며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분권화된 정부를 꿈꾼다. 한국사회를 싸고도는 수많은 위기요인 앞에서도 국민들이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지방자치의 덕이다. 다행히 유력후보들이 모두 지방분권을 내세우고 개헌도 약속한다. 공약만 보면 희망이 보이지만, 어떻게 분권화된 지역사회를 만들 것인지 아직 미지수다.

유력후보들이 모두 일자리, 보육·교육, 아동수당, 기초연금, 사병 보수 인상 및 국방력강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공약을 쏟아내지만, 이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우선 후보들의 공약집에는 재원조달방안이 모호하거나 소극적이다.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이 오히려 적극적 증세를 주장하며 유력후보들을 비판한다. 유력후보가 증세공약을 주저하는 이유야 득표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사회가 먼저 증세·감세에 얽힌 사회적 갈등구조를 논의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조세는 예나 지금이나 국민들에게는 저항의 대상이다. 오죽하면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부모를 죽인 사람은 용서 할 수 있어도 자기 재산을 빼앗은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적었을까. 정부가 공짜로 주는 것은 없다. 조세부담이 수반된다. 의무급식이나 의무보육이 도입될 때 보수세력이 '무상'타령을 했지만, 불특정 다수의 국민이 낸 세금으로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국가의 역할이고 조세의 본질이다.

사회경제가 발전할수록 정부의 역할은 커진다. 승자독식 시장경제가 발전할수록 가족과 지역공동체는 해체된다. 사회를 유지하려면 정부가 사회자본을 정비하고 사회안전망을 깔아야 한다. 선진국 역사를 보더라도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정부지출규모가 증가하고, 사회복지지출이 증가하고, 국민(조세)부담률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나라마다 복지의 내용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지금 한국사회도 저성장과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복지확대는 필연이다.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심각한 내수부족, 특히 소비감소를 보전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그런데 복지공약은 그 부담이 대부분 지방정부에 귀착된다. 예컨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보육수당·누리과정·기초연금 등 공약사업이 지방정부에 의해 강제집행되었으나 중앙정부는 필요재원의 절반(서울시는 초기에 20%만 지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지방정부에게 떠넘겼다. 당시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안)에서 언급되었던 지방정부의 추가재정부담은 대략 4조7천억원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복지공약을 더 늘리려면 지방세의 증세를 약속하라고.

지방정부에게 돌아올 지출부담이라면 국세로 거두어 나누어주기 보다는 아예 지방세로 확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주민들은 추가적인 조세부담이 어떤 혜택으로 되돌아오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조세저항이 줄어든다. 지방세부담과 지역복지가 대응관계를 보이면 투명성과 책임성도 높아진다.

지방세의 증세는 재산세 증세가 바람직하지만 소득 유무와 관계없이 부과되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강하다. 지방소비세는 이름만 조세일뿐 실제로는 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하여 배분하는 일종의 재정조정제도이다. 지금 논의중인 지방소비세율 5%p 추가인상과 함께 지방소득세의 증세가 바람직하다. 법인세율 2%p 인상보다 지방법인소득세율을 2%p 올리고, 개인소득세율 대신 개인분 지방소득세율을 올리면 된다. 현행 지방소득세의 누진세율구조를 비례세율구조로 바꾸어 가난한 지역의 세수가 더 늘도록 설계하면 금상첨화이다. 지방분권은 재정분권이 핵심이고, 복지공약은 지방세 증세가 정답이다.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이재은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