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경기도미술관 '가족보고서' 특별전

뻔한, 혹은 낯선 '남 사는 이야기'
한·중 14개 현대미술작가팀 참여
예민하고 날 선 감정들 작품 관통


자전적 소재는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남 사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다. 남 사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너무 익숙해서 그동안 잊었던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렇게 작품과 관객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이 '자아'로부터 출발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경기도미술관이 가족을 주제로 '가족보고서' 특별전을 열었다. 가정의 달에 가족을 소재로 한 기획전시라,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 넘겨짚기 쉽지만 그 속을 까보면 낯설다. 너무 익숙해서 낯설다.



총 14개 현대미술 작가팀이 전시에 참여했다. 한국과 중국 작가들이 가족을 함께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론 이 시대의 가족상을 말하고 있지만, 출발은 작가 자신의 가족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모습이 참 다양하다. 하지만 예민하고 날 선 감정들이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디지털 참여형 전시'는 비롯, 다양한 체험활동이 준비됐다. 전시는 7월 9일까지 계속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홍보이미지_배종헌, 엘리자베스 카라를 한 가족사진,

배종헌 작가의 '엘리자베스 카라를 한 가족사진'은 지금 대한민국 일반 가정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끄집어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온 작가가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이자, 가장으로의 현실을 고백했다. 중성화 수술 후 목에 씌운 반려견의 보호대에서 착안해, 온 가족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보호대를 제작했다.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해 설거지를 도맡아 하는 작가는 고무장갑으로, 딸은 꽃으로, 아들은 장난감으로 만들었다. 아이를 낳은 이후 줄곧 '어디로든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아내는 깃털로 보호대를 만들었다. 깃털에 파묻혀 아내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심치인Sim Chi Yin, The Rat Tribe1, 2015, 싱글 채널 비디오

중국 작가인 심치인은 지하 벙커에 살고 있는 북경 이주민들의 삶을 뒤쫓았다. 이른바 '쥐족'이라 불리는 이주민들은 꿈을 좇아 북경에 입성했지만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건물 밑에 만들어놓은 지하 벙커를 안식처 삼아 살고 있다.

햇빛 한 점 들지 않지만 지하벙커는 그들에게 집이자 부엌과 화장실을 함께 쓰는 새로운 가족이 형성되는 곳이다.

홍보이미지_주세균, 신념을 세우다,

주세균 작가는 어린 시절 식사시간에 부모님과 나눈 대화 속에서 흔히 나오던 단어를 회전시켜 환을 만들고, 그 형태 그대로 도자기를 제작했다. 그의 영상작품 '저녁시간'은 도덕, 정직, 근면, 도전 등의 글자로 만든 도자기 그릇에 국과 밥을 담아 부모님과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가족과 밥을 함께 먹는 행위는 삶의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윤정미, 선규네 가족과 코코와 건달이, 서울, 삼성동,

혈연으로 연결돼야 가족인 것만은 아니다. 핑크프로젝트로 이름을 알린 윤정미 작가는 '반려동물 시리즈'를 통해 반려동물과 인생을 함께 걷고 있는 현대인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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