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앵글 시즌Ⅰ 성곽을 보다·(2)고양 행주산성]나라를 지켜낸 토성, 그 아래 드러난 석성… 누가 알았으랴 이 굳은 심지를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7-05-02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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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앵글] 고양 행주산성
권율 장군의 행주대첩으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흙을 이용하여 쌓은 토축산성으로 알려졌던 행주산성에서 최근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의 흔적이 발견됐다. 발견된 석성은 그동안 9세기 무렵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土城)의 흔적만 전해졌던 행주산성의 실증 유물의 역사를 5~6세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발견이다. 성은 동서로 약간 긴 형태로 1㎞ 가량의 테뫼식 산성이다. 산꼭대기를 둘러싼 작은 규모의 내성과 골짜기를 에워싼 외성의 2중구조를 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창릉천이 산성을 에워싸고 돌아, 자연적으로 성을 방어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동서남북 시야 확 트인 요충지
덕양산 정상 둘러싼 진지 구축
삼국시대 추정 석성 발견 주목
철제무기 치열했던 역사 증거


예쁘게 난 오솔길 같기도 하다. 길을 따라 걸으면 주변의 경관이 시원스레 한 눈에 들어온다. 녹음이 내리기 시작한 행주산성은 임진왜란과는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얼마 전 행주산성은 둔덕 같은 토성 아래 오래 숨겨두었던 것을 살짝 드러내 보였다. 황토 흙 아래 석성이 있었다.

하이앵글 고양 행주산성7
행주대첩비

행주산성 문화재 발굴현장11
국가사적 제56호인 행주산성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 발굴현장.
그동안 토성으로 알려졌던 행주산성에서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의 흔적이 발견됐다. 사람들은 맨 손으로 이 성을 쌓아 올렸을 테니 성은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과이기도 하다.

행주산성은 덕양산 정상을 둘러싸고 진지를 구축했다. 산세가 험하지도, 고도가 높지도 않은 이 곳에 성을 쌓은 이유가 무엇일까. 하늘 위에서 바라보니 이 곳 지형의 비밀이 한 눈에 들어온다.

행주산성은 절대 뺏길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 였다. 덕양산을 둘러싸고 드넓게 펼쳐진 평야는 시야 확보에 유리했을 것이다. 동서남북 사방을 경계하며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가 돼 있었을 테다.

석성과 함께 발견된 철제 무기들도 치열했던 수 천년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게 행주산성은 저 강 건너, 수도를 지키기 위한 최전방 방어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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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대첩과 관련한 시청각 자료가 있는 충의정.

긴 세월 속에 묻혔던 역사의 비밀이 이제 막 풀리기 시작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치마폭에 돌을 나르던 아낙네들의 눈물, 그 너머에 존재했던 누군가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몫이다.

글/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사진/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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