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가정의 달을 맞이하며

장미애

발행일 2017-05-0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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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터지는 아동·노인학대 사건
인간의 잔인함에 회의감 들 정도
그러나 주변엔 자신처지 어려움속
선의 베푸는 훈훈한 미담 더 많아
오늘 하루 자녀들에게 고맙다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해보자


장미애2
장미애 변호사
울긋불긋 탐스런 꽃들과 하루가 다르게 녹음이 짙어가는 나무들을 보면 왜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지 알 것 같다. 5월이 좋은 것은 날씨나 환경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쉬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달은 1일 근로자의 날,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 9일 대통령 선거 날까지 공휴일이 많기도 하고 징검다리 휴일이라서 가족끼리 함께 할 시간이 다른 5월보다 더 많다. 이미 산으로 들로 아님 해외로 놀러 가신 분들도 많겠지만 연휴를 즐기기는커녕 공휴일에도 출근해서 일해야 할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중소규모의 제조업체들은 대기업의 빡빡한 요구에 맞춰 제품 납기일을 채우느라 휴일도 정작 쉴 수가 없고, 맞벌이 부모들은 재량휴일이라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이 집에 혼자남아 있는 걱정을 해야 할 지경이다.

몇 해 전부터 잊을만하면 보도되는 아동 학대 사건들은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다. 지금은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령이 많이 정비되어 있고,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문제는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되도록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려고 하지 않는 우리의 오랜 습관이 결합되어 나아지지 않았었다. 잘 드러나지 않는 방임이나 정서학대 및 성 학대부터, 외관상 표시가 나는 신체학대까지 아동학대의 모습은 다양하다. 아동학대처벌에관한특례법에서는 아동복지시설의 종사자나, 아동복지전담공무원, 유치원 원장, 교직원, 학원의 운영자, 의료원, 구급대원 등 아동학대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영역의 거의 모든 종사자들에게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의무화 해놓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신고율이 낮은 편이다. 2년 전 평택의 한 친부와 계모가 7세 된 아들에게 락스를 뿌리거나 굶기고, 때리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여 사망한 '원영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사건을 계기로 장기결석자나 전국 초등학교 입학통지서를 받고도 오지 않은 아이들을 전수 조사하고 있으나 최근까지도 아동학대 사건은 도무지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영이의 계모는 징역 27년, 친부는 17년이란 중형을 선고받고 최근에 형이 확정됐다.

노인 학대는 또 어떠한가. 부모는 자식에게 맞아도 대체로 신고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주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혼자 넘어져서 다쳤다고 뻔한 거짓말도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창피해서 그런다기보다 행여나 자녀가 전과자가 될까봐 그것을 더 걱정하는 부모의 심정이다. 노인 학대의 대부분은 돈 없고, 병든 경우가 많으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이상 앞으로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요양원에 대한 감독소홀과 일부 요양보호사의 폭력성으로 인하여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에 대한 방치나 학대도 개선되어야할 부분이다. 또한 어르신들의 부양 문제도 이제는 법이 개입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장남이 집안에서 부모님을 돌보면서 본인이 부담하거나 형제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은 집이든 요양병원이든 비용 때문에 형제들 간에 부양료 분담을 청구하는 사건이 많아졌다. 오죽하면 같은 핏줄끼리 얼굴을 붉히며 소송까지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긴병에 효자 없고 사는 게 다 어려우니 나무랄 수만은 없다. 이제는 자녀들의 우애를 위해서라도 건강을 위해 힘쓰고 병 없이 늙길 소망하며 노후 자금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일찍 은퇴하고, 아주 오래 사는 100세 시대에 사는 우리들로서는 노후 자금 및 노인 빈곤 문제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행복한 가정의 달. 우울한 이야기만 해서 아쉽다. 그러나 주변에는 자신의 처지도 어려운데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장애 아이의 위탁부모가 된 이야기나 아버지의 간암치료를 위해 간을 내놓은 딸의 이야기까지 세상에는 훈훈한 이야기들이 더 많다. 오늘 하루, 자녀들이 자는 머리맡에서 이렇게 자라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고, 부모님께는 낳아주시고, 지금까지 곁에 계셔주셔서 감사하다고 안부 전화 한 번 드리면 어떨까.

/장미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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