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불협화음 내는 분리발주 조례안 폐기돼야

유주현

발행일 2017-05-0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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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얼굴)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최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공공건축물에 대한 기계설비공사 분리발주 조례안'을 발의하였다. 경기도 신축 건축물 발주시 기계설비공사를 별도로 분리하여 발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동 조례안은 이미 작년 6월 발의 되어 건설교통위원회 유효투표 의원 11인 중 8인의 압도적 반대로 10월 부결된 바 있는 문제가 있는 조례안이다.

지난해 동 조례안이 부결된 이유는 무엇보다 단일공사·동일구조물 공사에서 공종 일부를 분리하여 발주할 경우 공종간 유기적 협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시설물 품질이 저하되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안전사고 및 임금 체불이 많은 전문건설업체들이 원도급자가 되었을 경우 근로자 피해 증가를 우려하는 노동계 입장, 분리발주가 상위법령에 위배된다는 정부 입장, 분리발주로 인한 행정 낭비와 세금 낭비가 유발된다는 연구계 입장 등이 종합적으로 감안되어 결정되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분리발주의 문제점과 각계 반대에 대한 객관적 자료 제시나 논리적 설명없이 불과 몇 개월만에 다시 같은 조례를 발의하여, 의회의 권위와 도민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복합공종 공사 발주와 관련하여 건설산업기본법령에서는 원칙적으로 원도급은 종합건설업자가, 하도급은 전문건설업자가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자격을 갖춘 종합건설업자가 수많은 전문공종을 계획·관리·조정토록하여 시설물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건설공사에서 계획·관리·조정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역할과 같다. 지휘자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조화를 이루게 하고 템포 조율을 통해 클라이막스를 이끌어 청중에게 감동을 선물한다. 건설공사에서도 종합건설업자의 계획·관리·조정을 통해 터파기공사와 미장·방수, 기계설비 등 수십개 공종간 마찰 없이 조정하여 국민에게 최상의 시설물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민원, 장마 등으로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공정 순서를 조정하거나 공사단계별로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조율 등이 필수적 과정이다.

그러나, 하나의 공사를 쪼개서 분리발주 할 경우 현장에서는 필연적으로 계획·관리·조정의 공백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건설공사에서 계획·관리·조정자의 부재는 지휘자 없는 음악회와 같다.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는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수 없다. 불협화음은 청중에게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 뿐이다. 건설공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컨트롤타워가 없는 건설공사 현장은 품질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따라서 이미 부결된 바 있고, 도민에게 불편과 불안만을 초래하는 기계설비 분리발주 조례안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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