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장미대선, 장미전쟁, 그리고 '장미엔딩'

윤홍수

입력 2017-05-08 16:18:56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untitled-31.jpg
파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윤홍수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핵심으로 한 현재의 「헌법」이 완성된 이후 처음 실시되는 5월 대선에 사람들은 '장미대선'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 이름은 마치 꽃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정경에서 선거가 치러질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실상은 치열한 '장미전쟁'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사실 '장미전쟁'이라고 하면 15세기에 영국(잉글랜드)의 왕위를 놓고 두 가문이 약 30여년에 걸쳐 피를 흘린 전쟁을 의미한다. 아름답지 않은 사건이지만, 단지 그 두 가문의 문장(紋章)이 한 쪽은 하얀 장미를, 다른 쪽은 빨간 장미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장미전쟁'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과거 영국에서의 '장미전쟁'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장미대선'은 시공간을 넘어 묘한 병치를 이루는 듯하다. 비록 오늘날 민주정부의 대통령과 과거의 왕은 다른 개념이지만, 최고 통수권자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저마다 다른 상징을 이용하여 다투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21세기의 장미대선은 15세기의 장미전쟁보다 그 시간적 차이만큼이나 더욱 합리적이고, 더욱 인간적이고, 그래서 더욱 품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공직선거법」과 기타 법률을 통해 잘못된 전쟁(선거운동) 방식에 대해서는 규제 또는 규율하고 있다. 자유를 적절히 제한함으로써 경쟁의 과정에서 누군가 잘못된 결과를 얻게 되거나 부당히 희생 또는 배제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fake news)'에 대해서 강력히 규제하는 것은 대표적인 예다. 일반인이 쉽게 믿게 되는 '언론기사'의 형식을 빌려 허위사실이 전파되게 함으로써 공정한 전쟁(선거)이 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일반인의 올바른 판단을 흐려 잘못된 후보자가 선출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공직선거법」의 허위논평·보도 금지 위반(제96조), 후보자 등의 비방금지 위반(제110조),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 후보자비방죄(제251조) 등에 해당될 수 있다. 이 밖에도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선거개입·관여행위 금지, 단체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각종 매수행위 금지, 금품이나 이익 제공 행위(기부행위)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모두가 국민의 뜻이 오염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상태로 모여 온전히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게 하려는, 15세기의 장미전쟁에는 없던 '전쟁의 규칙'이다.

벚꽃이 피어나는 4월이 되면 온갖 음원차트에 오르는 노래가 있다. '벚꽃엔딩'이란 제목의 이 노래는 봄날의 따뜻한 풍경을 생생히 그려내며, 벚꽃잎이 흩날리는 거리를 연인과 손을 잡고 걷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의 대선도 장미와 함께 피어올라 '장미엔딩'이 흘러나오는 선거가 되기를 바래본다. 선거가 마무리되면 당선인과 낙선인, 그리고 그들을 지지했던 모든 사람들이 노래 가사처럼 손을 잡고 장미로 가득한 '꽃길'을 함께 걸어 나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탄핵정국에서부터 지금까지도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갈등을 이어왔지만, 대선이 마무리되는 시점엔 '장미엔딩'이 되어 갈등이 다소간 봉합되고 대한민국이 통합과 화합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파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윤홍수




윤홍수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