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과제(상)사회통합·정치복원]여소야대 정국, 정파·지역 초월 '협력 통치' 새 길로

정의종 기자

발행일 2017-05-11 제5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문재인_copy.jpg

2017051001000653800031053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전후해 벌어졌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당장 분열된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각종 혼란을 수습하는 동시에 발등에 떨어진 정치적 화합, 저성장에 따른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대선기간 그가 언급한 내용과 앞으로 과제를 정리해 정치·외교·안보현안과 경제 전반에 대해 상·하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사회통합 통해 새 대한민국으로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뚫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사회통합이라는 엄중한 시대적 과제를 떠안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진보와 보수 간 이념대결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는 듯했지만, 선거결과 그는 전국에서 고른 득표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세간에선 '절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계 때문에 보수의 대척점에서 다소 긴장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그가 국민과 함께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한 만큼 상처받은 국민을 아울러야 하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역대 정부는 저마다 '사회 대통합'을 늘 강조하며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진보-보수라는 이념 틀과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벗어나지 못해 사회갈등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심지어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도 드러내기도 했다.

학계 원로 등 전문가들은 야당 등 반대세력까지 포용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새 정부의 주요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열린 취임 행사에서 "오늘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이라며 "오늘부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대선 때 외쳤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치권부터 변해야 한다. 현재 정치권 구도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야당과 협치, 정파 초월의 탕평인사를 해야 할 위기이다.

새 정부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발하는 탓에 야당협조 없이는 국정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타협의 민주주의'로 갈등을 조정하고, 야당과 협력통치를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사회통합이 가능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협력 정치 복원

문재인 정부에 있어 야당과의 협력통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다당제 구도하에서 대선을 치렀고 주요 정당 후보들이 원내 교섭단체에 등록돼 있어 협력통치 없이는 순조로운 국정을 운영할 수 없는 구조다. 민주당은 원내 1당이라고는 하지만 의석이 120석으로, 현재 국회 지형상 단독으로 법안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내건 과감한 개혁 과제들이 입법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좌초할 수밖에 없다.

제도적으로도 현행 국회 선진화법 하에선 60% 의석을 가져야 법안처리가 쉬운 만큼, '문재인 정부'는 시작부터 여러 야당의 뜻을 모아내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선과 함께 업무에 들어갔고, 취임 첫날 국무총리 후보를 지명한 것도 모두 국회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늦어지면 박근혜 정부의 총리·장관과 함께 일하는 '동거정부'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즉각 여야 원내 대표를 찾아가 협조를 당부한 것도 이런 현실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다른 당 소속 인사도 새 정부에 중용하고 정파와 지역, 세대를 뛰어넘는 대탕평 원칙을 준수하는 내용의 통합정부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야당 입장에선 당장 받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구상을 구호에 그치게 하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선 문 후보가 과거 참여정부에서 국정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 기대는 더 크다. 따라서 그가 사라진 정치를 복원시키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펄럭이는 청와대 봉황기<YONHAP NO-3092>
다시 펄럭이는 봉황기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10일 오후 새 주인을 맞이하는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되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개편과 화합

그런 대목에서 청와대의 개편도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중심제로 국정이 운영되면서 청와대는 사실 '비대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청와대의 권력과 기능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도 문 대통령의 당면 과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부조리의 근원으로 지목된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역대 정권을 거치며 늘어난 청와대의 조직·기능·권력을 대폭 간소화하고 국무총리와 장관 등 내각에 실질적인 권한을 위임해 국정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폐쇄적인 청와대 업무공간 구조를 시대 흐름에 걸맞게 탈바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청와대 대통령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청와대 개편공약을 내놓은 만큼 실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 "준비되는 대로 광화문 시대를 열 것"이라며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와 여의도 사이의 '정치'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정부와 국회 사이에 형성된 출구 없는 대결 구도와 당·청 갈등, 대통령과 야당의 충돌 등은 신임 대통령이 목표로 했던 개혁과제들이 입법 제도화되는데 큰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회와의 협력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새 정부의 안착 여부를 가늠하는 주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정치개혁과 적폐청산 과제

개혁과제도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의 출범은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집권 후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 줘야 하는 책임감이 부여돼 있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열망이 높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역시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적폐청산'을 주요 기치로 정치·권력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강한 개혁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취임식에서도 "이번 대선은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하며 시대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진영의 논리를 해소할 수 있는 극복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개헌이든, 연정이든, 연합정부 구성이 되든 새 정부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무엇보다 정치복원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

정의종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