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제19대 대통령, 취임사에 무얼 담았나] '기회 = 평등' '과정 = 공정' '결과 = 정의' 상식 통하는 나라로

송수은 기자

발행일 2017-05-11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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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나아가는 길 ‘희망의 노래, 벅찬 설렘’
①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후 청와대에 도착,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②문재인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고 있다. 취임식에는 5부 요인과 국회의원, 국무위원, 군 지휘관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③시민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을 국회 잔디광장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중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④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며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우리 대통령 문재인' 글자가 쓰인 액자를 받으며 어린아이의 뽀뽀를 받고 있다. ⑤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선거캠프 관계자들과 1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참배를 위해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개혁, 광화문 대토론
권위적 대통령 문화 청산 약속
국민과 수시로 소통 기회 확대
기관 정치독립·견제장치 설치

◈인재등용 위해 삼고초려 의지
전국적 고른 인재 발탁 탕평책
야당과 국정 동반 대화 정례화

◈광폭외교, 한반도 안보위기 극복
한미동맹 강화 사드 美·中협상
동북아 평화 구도로 긴장 완화

◈경제위기 첫걸음 '일자리위' 설치
재벌개혁 앞장·정경유착 철폐

◈빈손 대통령
최고 지도자 도덕성·겸양 다짐


문재인 신임 대통령이 10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공식화했다.

약식으로 진행된 이날 취임식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 중 가장 짧은 20분간 진행됐다. 참석자도 각 정당 대표 등 300명으로 최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는 등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짧은 취임 선서를 마치고 곧바로 취임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있다"며 "오늘, 대한민국이 다시 시작한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역사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의 메시지는 박근혜 정권과의 완전한 안녕을 뜻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몇 달 우리는 유례 없는 정치적 격변기를 보냈다"면서도 "국민은 위대했다. 현직 대통령의 탄핵, 구속 앞에서도 국민은 대한민국의 앞길을 열어줬다. 국민은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승화시켜 마침내 오늘 새 세상을 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통합과 공존'을 가치로 내세우며 '차별 없는 세상' 구축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다"고 다짐하는 등 32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10차례), '나라'(10차례), '역사'·'새로운'(7차례)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다만, 선거과정에서 많이 사용해 온 '경제'와 관련한 발언은 단 1차례만 언급했다.

■ 정치개혁, 광화문 대토론

= 신임 대통령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어 정치 개혁을 이루겠다고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며 "준비를 마치는 대로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의 이행을 재차 약속했다.

그는 "참모들과 머리,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겠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주요 사안은 직접 대통령이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며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대토론회 등을 열어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나아가자는 의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그는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다"며 "권력 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 인재 등용 위해 삼고초려 의지

= 그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며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으로 바뀌지만, 여소야대 국면은 피할 수 없어 야당과의 소통과 화합, 타협 등을 통한 국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출신지와 상관없는 인재 등용을 약속한 것은 연정 등의 방식을 통해서라도 국정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와의 대화를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며 "'보수-진보' 갈등은 끝나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며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제 치열했던 경쟁의 순간을 뒤로 하고, 함께 손을 맞잡고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통합'과 함께 국가 대개혁을 위한 양대축인 '적폐청산'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는 등 향후 국정운영에서 '아우르는' 행보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사인 것으로 풀이된다.

■ 광폭 외교, 한반도 안보 위기 극복

= 북핵과 안보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우선 추진 과제가 제기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안보 위기를 서둘러 해결하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 베이징,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현안에 대해 강한 어조로 언급하는 등 자신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의 토대도 마련하겠다. 동북아 평화구도를 정착시킴으로써 한반도 긴장 완화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며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하겠다. 사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제 위기 첫 걸음, 일자리위 설치

= 경제분야의 과제에 대해 그는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듯이,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서의 첫 집무 일정을 '일자리위원회' 설치로 잡았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재벌 개혁에도 앞장서겠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정경유착이란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며 "문재인과 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만들어 상식이 통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함과 동시에, 소외된 국민들을 항시 살피겠다는 의사도 시사했다.

■ 빈손 대통령

= 문 대통령은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깨끗한 대통령.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돼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최고지도자로서의 도덕성과 겸양을 다짐했다.

이는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8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두면서, 과거 정치권의 구태와는 단절하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면서도, 적폐청산을 하겠다는 의지와도 이어지는 맥락의 발언으로 보인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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