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우공이산(愚公移山)

고재경

발행일 2017-05-15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7051401000896300043421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뜻이다. 때로는 어리석게 보일지라도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최고의 성과를 거둔다는 함의가 담겨있다. 인생사 자체가 수많은 장벽의 연속이다. 넘어야 할 산이 높고 깊다면 쉽게 포기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강인한 의지를 갖고 난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면 누구든지 성취할 수 있다.

이 같은 우공이산의 은유적 예가 파주 출신 YB 윤도현이 부른 '나의 작은 기억'(작사:윤도현 작곡:강호정) 노랫말에 서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에 뛰어 놀던 그 자리를 다시 찾아가 보았지만/내 친구 하늘소도 집게벌레도 온데 간데 없고/남은건 커다란 쓰레기 더미/.../서로의 관심 속에서 하나 하나 고쳐 나가면/언젠가는 다시 찾을 수 있을거야/.

자연은 인간의 소중한 자산이자 보물이다. 또한 미래 후손에게 물려줄 인류의 유산 목록 제1호이다. 하늘소와 집게벌레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은유이다. 그런데 화자가 어릴 적 보았던 그 곤충들이 지금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있다. 마냥 뛰어 놀던 그 자리에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온통 '쓰레기 더미' 뿐이다. 화자는 현대사회의 환경오염과 파괴의 심각성을 고발함으로써 인간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더 나아가 자연 보존과 관리 노력으로 하늘소와 집게벌레 등 생태환경을 '언젠가는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관심 속에서' 뚜벅뚜벅 우공이산 믿음을 토대로 생태환경 복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화자의 절절한 외침이 들려오는 듯싶다.

그룹 코요태 멤버인 인천 출신 신지가 부른 '해뜰날'(작사:송대관, 김태희 작곡:신대성, 김진훈) 가사에도 우공이산의 상징적 예가 드러난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모두 비켜라/안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힘들 땐 잠시 쉬어도 돼/널 사랑하는 그 품에 안겨/울어도 돼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 하나 갖고 있다면/날아올라 꿈꿔왔던 하늘 끝까지/.../

불가에서는 사람이 반드시 네 가지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로병사(生老病死)가 그것이다. 이 중 '생로' 과정에는 사람의 칠정인 희로애락애오욕(기쁨,분노,슬픔,즐거움,사랑,싫음,갈망)이 포함된다. 위에서 인용한 가사에 등장하는 화자는 슬픔, 분노의 괴로움, 걱정, 힘듦 그리고 의기소침 등 현실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멀리에 위치한 높은 산을 옮길 수 있는 내일을 갈망한다. 또한 노력의 산물은 결실이라는 믿음과 언젠가 '해 뜰 날'이 꼭 돌아온다는 확신을 지니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 그 열정으로 창공을 향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꿈과 희망! 내일을 향해 달려가 쨍하고 해 뜨는 날이 오면 바로 그것이 우공이산의 완성이 아닐까 싶다.

'날지 못하면 뛰어라. 뛸 수 없으면 걸어라. 걸을 수 없다면 기어라. 그러나 무엇을 하든지 앞으로 계속 움직여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이다. 이처럼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산을 옮긴다는 우공이산 정신은 인공지능 알파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겠다.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고재경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