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UP’을 가다

['스타트 UP'을 가다·16]360도 전방향 칫솔 비바텍 LUX 360 판매 '(주)원스타인터내셔널'

양치 싫어하는 아이 부모 '앓던 이' 빼주다
입력 2017-05-15 23:40
지면 아이콘 지면 2017-05-16 8면
인천 스타트업을 가다 손재훈 원스타인터내셔널 대표1
손재훈 원스타인터내셔널 대표가 '비바텍 LUX(럭스)360' 등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어린이 완구 수입해 팔던 중 글로벌 금융위기 타격
홍콩 에이전트 소개 '360도 헤드 칫솔' 운명적 만남
쓸만한 '유아용 칫솔' 못찾아 엄마들 고민하던 시기
손재훈 대표, 일본서 외면받던 제품 보자마자 "대박"
고탄력 초극세사 폭발적 반응, 매장마다 매진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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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한 번쯤은 눈여겨봤을 칫솔. 서서히 입소문을 타다가 한때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할 정도였다는 그 칫솔. 짧으면서도 부드러운 칫솔모가 달려서 아이들이 아파하지 않고, 구석구석 잘 닦여 치약도 필요가 없다는 (주)원스타인터내셔널의 칫솔 브랜드 '비바텍 LUX(럭스)360'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이 제품은 '360도' 전방향 칫솔모 디자인으로 생김새부터가 범상치 않다. 이미 유명세를 타며 국내 유아용 칫솔 시장을 쥐락펴락한 지 오래다. 해외에서도 진가를 알아보고 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이 칫솔은 고탄력 초극세사 칫솔모로, 짧아도 아주 부드러워 힘들이지 않고 마사지하듯 입안 구석구석을 닦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갓난아이부터 치아와 잇몸이 약한 어르신, 그리고 반려 동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칫솔모를 링 구조로 설계해 아이들이 물어뜯어도 쉽게 빠지지 않고 통풍이 잘돼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국내외 시장에서 그야말로 '잘 나간다'는 이 칫솔을 판매하는 기업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아마 손에 꼽을 것이다. 알고 보니, 이 기업의 대표이사도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였다.

최근 인천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가 특허·상표·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성공 사례로 추천하는 기업을 찾아가 봤다. 360도 전방향 칫솔 헤드 등을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곳이었다.

송도국제도시에는 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R&D(연구·개발)에 힘쓰는 유망 기업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다. 아파트형 공장인 스마트밸리다. 이 기업도 여기에 입주해 있었다.

(주)원스타인터내셔널은 완구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생활용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그런 회사가 모양부터 독특한 이 칫솔을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궁금했다.

"말하자면 사연이 깁니다." 손재훈 대표이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컴퓨터 반도체 엔지니어로 IT분야에서 오래 일했다는 손 대표는 지난 2008년 법인을 설립, 영국 Halsall과 미국 Gymboree, Disney 등의 한국 총판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해외 거래처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손 대표는 그간 수입해 팔던 어린이용 완구와 교구 등을 대체할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홍콩 한 에이전트의 소개로 '360도 헤드 칫솔'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일본에 동그란 칫솔모가 달린 제품이 있는데, 판매가 제대로 안 돼서 회사가 쓰러져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제품을 보는 순간 '이거 대박 나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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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흥분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때만 해도 마땅히 쓸 만한 유아용 칫솔이 없어 엄마들이 가재 손수건이나 물티슈 등으로 아이들의 치아와 잇몸을 닦아줬다. 그러다 물티슈에서 유해 화학물질 등이 검출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사회에 적잖은 파문이 일었다.

손 대표는 "당시 유아용 칫솔이라고 서둘러 시중에 나온 제품들이 성인용 칫솔을 그저 작게 만드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칫솔모가 짧아지면 뻣뻣해지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아파서 새파랗게 질려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360도 헤드 칫솔을 접한 엄마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손 대표가 소비자 반응을 살펴볼 생각으로 어린이 교구 등을 판매하는 국내 유명 인터넷 카페에 내놓은 칫솔 480개가 1개당 1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열흘 만에 동났다고 한다.

100명에게 물어보니 98명이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후 손 대표가 확신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수입한 이 칫솔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날개 달린 듯 팔려나갔다.

이 칫솔(비바텍)을 개발한 일본 오사카의 제조사는 손 대표의 표현대로라면 "거의 쓰러져 가는 가내수공업" 정도의 작은 기업이었다. 하지만 NHK에도 소개될 만큼 기술력만큼은 인정받았다. 전 세계에서 360도 헤드 칫솔에 관심을 보이며 접근한 기업들이 많았지만, 높은 가격 탓에 샘플만 받아가고 실제 주문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조사 입장에서 손 대표는 그야말로 잘 모셔야 할 '빅 바이어'였다. 손 대표는 "2011년 한 해에 국내 전시회 참가와 잡지 광고 등 프로모션 비용으로만 10억원을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제조사 대표는 한동안 손 대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제게 납품을 해온 에이전트가 도쿄 총판에서 물건을 사다가 원래 가격에 '곱하기(×) 3'을 한 비싼 가격으로 수출했던 거였어요. 제조사 대표 마쓰모토를 직접 만나려고 하니까 그제야 이실직고하더라고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죠. 완전히 속은 거였어요." (웃음)

손 대표의 설득으로 마쓰모토는 장성한 딸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손 대표는 김포공항 대형 쇼핑몰에 있는 토이저러스(유명 완구 판매점)에 비바텍 칫솔을 입점시킨 것을 자랑하려고 부녀를 매장으로 안내했는데, 물건이 없어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다 팔려나가 2주간 품절 상태라는 매장 직원의 말에 마쓰모토는 딸을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일본에서 파는 것보다 두 배 비싼 가격인데도 없어서 못 팔고 있는 광경에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이어서 찾아간 서울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도 품절이거나 품절 직전이었다.

"처음에는 제 말을 좀처럼 믿지 않았어요.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부녀는 제게 실례했다며 뜨거운 포옹을 해주더라고요. 당시 그의 회사는 파산 직전이었고, 한 직원이 도면을 훔쳐 나가 차린 유사품 제조 업체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손 대표는 현재 제조사 생산품의 80%를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150만 개를 주문해 이 중에서 30%는 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판매했다.

한국 총판권에 이어 전 세계 총판권, 그리고 특허 전용 사용권까지 계약을 맺은 손 대표는 컴퓨터 반도체 엔지니어 경험을 살려 제조사와 함께 360도 전방향 헤드를 단 음파 전동 칫솔(어린이와 성인용)을 개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인천 스타트업을 가다 손재훈 원스타인터내셔널 대표2

(주)원스타인터내셔널은 최근 종업원 수가 50여 명으로 늘고 매출 상승률도 매년 50%를 웃돌며 지난해 55억원(매출액)을 기록했다. 수출도 미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손 대표는 "앞으로 6~7년 뒤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오랄케어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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