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남한강변이 때아닌 동양하루살이로 주민들이 밤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나타난 동양하루살이지만 4대강 사업 이후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예년보다 10여 일 빨리 출현했다.
17일 여주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동양하루살이는 지난 10일경 남한강변 여주대교~고려병원(강변 남단)과 여주대교~법원(강변 북단) 일원에 처음 출현해, 주택과 상가 등에 민원이 빗발쳤다.
일반 하루살이와 달리 동양하루살이는 20mm에 달하는 대형이며, 하천의 하류에 서식하는데, 유속이 완만하고 다소 유기물 오염이 된 곳에서 출현한다. 특히 수많은 개체가 발생하면 주로 저녁 8시~10시 가로등이나 주택과 상가 등의 불빛에 모여든다.
여주시도 지난 8일부터 저녁 7시 방제작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하지만 뾰족한 방제 대책도 없다. 남한강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살충제를 뿌릴 수 없고, 물대포 분사와 분무소독 그리고 사체를 처리하는 방식밖에 없어 근본적인 개체 수를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남한강변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매일 저녁 운동을 하는 안 모씨(오학동)는 "가로등 주변에 동양하루살이가 새까맣게 몰려있어 밑을 지날 때면 큰 벌레가 얼굴이며 몸에 달라붙어 도저히 운동할 수 없을 지경"이며,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씨는 "창문은 열 엄두도 못 낸다. 불빛에 달려드는 하루살이가 창문에 가득해 커튼을 가리지만 답답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주변 상인들은 최소한의 조명만 켜놓은 채 하루살이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저녁이면 불빛에 몰려드는 동양하루살이는 상상 이상이다. 손님들도 징그러워해 발길을 끊는다"며 "물대포를 쏘면 사체에서 비린내가 엄청나고 아침이면 수북이 쌓인 동양하루살이를 치우는 것도 일이지만, 강에 강한 불빛을 만들어 유도하거나, 강물이 흘러내려 가게 해야지 물대포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주시의회 박재영 의원은 "4대강 사업 결과로 보를 막은 이후 동양하루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며 "동양하루살이는 수중번식하므로 고여있는 물이 원인이다. 물이 흐르면 번식할 수 없다"고 보 개방을 촉구했다.
한편 여주시는 18일 합동 방제단을 구성해 물대포 방제차량 4대, 해충퇴치기 148대 운영 설치하고 천적인 치어 방류와 서식지 환경 정비, 그리고 사체청소 등 정방위 방역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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