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롯데와 사드

이세정

발행일 2017-05-2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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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영기획실장·칼럼니스트
중국 내 80여 곳의 롯데마트가 올해 2월 성주골프장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부지로 확정된 이후부터 중국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집중 타격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 뿐만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다. 중국의 이런 행위는 정당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첫째로 사드문제는 한·미·중 국가 간 외교문제이므로 기업에 보복을 하는 것은 부모 간 갈등을 상대방의 자녀에게 화풀이하는 것과 같은 비신사적 처사이다. 더욱이 대내외적으로 개방과 기업친화 정책을 표방하는 자국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과 같다. 만일, 한국정부나 국민이 국내에 있는 중국 투자기업에 똑같은 맞대응을 해도 괜찮은지, 또한 사드 당사국인 미국의 기업에는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한국을 전략적 협력동반자가 아닌 속국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둘째, 사드는 용어 그대로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다. 중국이 동북아 평화를 위해 북한의 핵개발 억제 노력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주권국인 한국이 자위적 목적으로 내린 결단을 비난할 명분이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셋째는 가공할만한 대량살상무기를 동북아에서 유일하게 북한이 자신들의 턱밑에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 것도 난센스다. 북한이 아무리 중국을 우방으로 간주한다 할지라도 냉혹한 국제현실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중국으로 향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양날의 칼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이 핵전쟁을 불사하고라도 쿠바가 소련의 지원으로 핵미사일 도입하려는 것을 저지하고자 했던 1962년 '쿠바미사일 위기 (Cuban Missile Crisis)'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롯데입장에서 보면 경위가 어찌됐든 사드부지 제공은 국가안보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롯데마트가 고용과 투자를 통해 중국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집중포화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는 것을 중국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알고 있는 많은 중국 인사들은 중국의 한국기업에 대한 도를 넘는 제지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공자는 "너그럽고 부드러움으로 가르치고 무도한 자조차도 보복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말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지도자로 존경받는 제자백가를 배출한 문화대국, G-2의 한축을 이루는 경제 대국이라면 힘없는 한국기업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오히려 글로벌 리더로서 모든 인류를 공멸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기후변화, 국제테러, 대량 살상 무기생산, 식량난과 그밖에 곳곳에서 발생하는 빈곤과 기아, 보호무역, 물부족 등의 지구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앞장서 주어야 한다. 지금 롯데그룹은 사드문제 뿐만 아니라 경영내분으로 인한 재판과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양보다 질적 성장 추구"라는 '뉴비전'을 선포하였고 중국에 대하여는 인내와 감성으로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경기도가 '경기도시각장애인 복지관'과 함께 네 차례 개최한 장애인취업박람회에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하이마트가 참여했다. 대기업이면서 장애인고용우수기업의 동참으로 인해 행사 브랜드가치와 홍보효과가 커졌다. 롯데는 50년 동안 우리나라 현대사의 부침과 함께한 한국의 대표기업 중 하나이고, 나 또한 롯데과자를 먹으며 성장했다. 롯데그룹과 관련된 국내외 현안들이 하루 빨리 해결돼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의 사랑을 받는 기업, 한중관계 도약의 가교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세정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영기획실장·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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