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인천시-항만공사 갑문지구 친수공간 소송

10년 전에 체결했던 협약
'매매계약' 효력여부 쟁점

목동훈 기자

발행일 2017-05-2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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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재정난 탓 차일피일 매입 미뤄
항만公, 금융 비용 50억까지 요구
해양박물관 후보 거론 결과 주목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갑문지구 친수공간' 매입 시기와 금액을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두 기관이 약 10년 전에 체결한 '협약'을 매매계약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소송의 쟁점이다. 내달 30일 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다. 특히 이곳은 국립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어 소송결과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위치도 참조

2007년 9월 14일,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과 서정호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인천해양과학관·인천항홍보관 건립사업'에 관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약서는 총 9개 조항으로 돼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인천 갑문지구 친수공간(중구 북성동 106의 7 등 2개 필지)을 매립하면, 인천시에서 매입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시 약 2만㎡ 가운데 1만5천㎡ 부지에 해양과학관과 인천항 홍보관을 짓고 나머지 부지(개별용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한데 협약서에는 매입 시기가 없다. '부지조성 완료 시점의 조성원가'로 인천시가 매입한다고만 돼 있다. 여기서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간 다툼이 시작된다.

갑문지구 친수공간 조성사업은 2010년 완료됐다. 인천항만공사는 공사채를 발행해 사업 대상지 공유수면(2만463㎡)을 매립했다. 약 139억원이 들었다. 인천항만공사는 협약을 근거로 인천시에 매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재정난 등을 이유로 매입을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자 2015년 11월 인천항만공사가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항만공사는 매입이 상당 기간 늦어진 만큼 조성원가에 금융비용(약 50억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간 다툼이 소송으로 번진 데는 '인천시 재정난' '인천해양과학관 사업성 부족'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인천시가 인천해양과학관 건립사업에 본격 착수한 것은 2005년 8월이다. 이때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시작했는데, 사업성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다 결국 무산됐다. 한때 인천상륙작전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재정난 때문에 부지 매입비 확보가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계획했던 사업이 모두 무산되면서 매입 명분을 잃은 측면도 있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 입장에선 인천시 요구대로 돈까지 빌려 땅을 만들었는데, 사업비 회수는커녕 금융비용까지 떠안고 있는 처지다.

1심 결과는 6월 30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쟁점은 협약이 매매계약 효력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자금을 투입해 매립이 진행됐기 때문에 (협약이) 매매계약에 준하는 효력을 가졌다고 봐야 한다"며 "매입 지연으로 발생한 금융비용까지 인천시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인천시 관계자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 2007년 협약은 단순 협약에 불과하다"며 "땅은 사기로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추후 매입하겠지만, 언제 사겠다고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기 때문에 금융비용까지는 줄 수 없다"고 했다.

인천시는 갑문지구 친수공간에 국립해양박물관을 지어달라고 이달 중 해양수산부에 정식 건의할 예정이다. 건립을 제안한 땅이 인천항만공사 소유 부지인 데다 소송에 걸려 있어 박물관 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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