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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실향민 70명 임진각 방문]"고향땅 저 앞인데… 왜 갈 수 없나"

발행일 2017-05-26 제1면
마음은 임진강을 건너…
인천에 거주하는 실향민들과 북한 이탈주민들이 참여하는 임진각 망배단 경모(敬慕) 행사가 열린 25일 오후 망배단에서 제를 지낸 실향민이 파주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북녘땅을 바라보며 실향의 아픔을 달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대부분 80세 이상 '고령의 1세대'
새정부 '남북관계 개선' 기대 속
"살 날 얼마 안남았다" 깊은 한숨
"죽기전 평양냉면 다시 맛봤으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인천에 사는 실향민 1세대들이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 임진각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25일 방문했다. 대부분 80세 이상인 실향민들은 새정부가 들어선 만큼 남북관계가 한층 밝아져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제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시가 이날 주최한 '실향민 임진각 망배단 경모(敬慕)행사'에는 실향민 1세대 70명과 이들을 도운 자원봉사자 35명이 참여했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 권종주(85) 할아버지는 자원봉사자의 부축을 받으며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올랐다. 임진강 너머 펼쳐진 황해도 개풍군 관산반도를 한참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할아버지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남과 북을 무심히 가른 임진강처럼 자꾸만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다는 표정이었다. 오두산에서 관산반도까지는 불과 2.1㎞.

권종주 할아버지는 "부모님과 9남매가 고향에서 살았는데, 1·4후퇴 때 3남매만 이남으로 내려왔다"며 "부모님은 당연히 돌아가셨겠지만, 나머지 형제들은 생사조차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권종주 할아버지는 벌써 10년도 훨씬 전에 통일부에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지만,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아직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인천 실향민 1세대들은 임진각 망배단에 제사상을 차리고, 북녘땅을 향해 제를 올렸다. 지인을 만나러 한국에 왔다가 이날 임진각을 들른 패트릭 시(Patrick Shih)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 정보과학과(Informatics) 교수는 발걸음을 멈추고, 인천 실향민들이 단체로 제를 지내는 모습을 진지하게 지켜봤다.

그는 "고향을 바로 앞에 두고도 갈 수 없다는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남북관계가 하루빨리 개선돼 실향민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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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올해 4월 기준으로 총 5천69명이다. 2010년 이후로 벌써 2천여 명의 실향민이 눈을 감았다. 남아있는 실향민 1세대가 꿈에 그리는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촉박해지고 있다. ┃그래픽 참조

평양 인근인 평안남도 순천군 출신 김면균(90) 할아버지는 남쪽으로 피란 온 지 67년이 지났어도 고향에서 먹은 원조 '평양냉면'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김면균 할아버지는 "대동강 상류인 고향 순천은 물이 좋아서 메밀밭이 많았다"며 "순천 메밀로 국수를 만든 평양냉면을 죽기 전에 꼭 한번 먹고 싶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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