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아이러니한 남경필의 '레임덕']연정으로 얻은 지도력… 연정으로 잃은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태성 기자

발행일 2017-05-3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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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도 협의대상 포함 의회가 결정권 가져
도시公 사장 선임 발목잡혀 권력누수 실감
야당의 기관장 자리 노골적 요구 상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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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임기 1년을 남긴 남경필(얼굴) 경기도지사가 임기 말 심각한 지도력 공백현상을 겪고 있다. 남경필 레임덕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정치 지도력을 부각시켜 준 '연정(聯政)'에서 촉발됐다.

정책적 결정을 넘어 인사권마저 연정의 협의 대상에 포함시키다 보니 지사는 '제안자'에 머무르고, 결정권자는 '의회'가 돼버린 셈이다.

균형을 이뤄야 할 도정의 권력이 의회에 급격히 쏠린 데다, 소수정당에 불과한 여당인 바른정당은 연정의 관찰자로 전락해 지원군 역할도 못해 이런 상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남 지사의 권력누수를 실감케 하는 가장 최근 사례는 경기도시공사 사장 임명이다. 남 지사는 고심 끝에 김용학 전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청문회 과정부터 삐걱거림이 시작됐다.

후보자의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퇴임과정 및 민간기업으로의 이직 과정은 물론 경영의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의회의 부적합 사유다.

하지만 실제로는 태극기 집회참여 등 야당 의원들로부터 괘씸죄를 적용받았다는 게 내부의 정설이다. 사장 임용에 반대하는 도시공사 노조까지 "도지사 표 연정이니 의회 의견을 따르라"며 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남 지사는 이에 "민선 6기를 1년 남기고 도민의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임용에 대한 양해를 구했지만, 야당은 "강행할 경우 레임덕이 온다"는 경고로 대응했다.

도의 한 고위 간부는 "도 산하기관장이 국무위원급도 아닌데 그 이상의 도덕성과 자질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꼬집으면서 "의회 야당이 레임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지사의 지도력에 모욕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형적인 권력 분산도 나오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A산하기관장 자리를 연정 주체인 도의회 야당이 노골적으로 집행부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것.

의회가 기관장 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요구하면서, 기관장이 되기 위해 의회에 줄을 서고 로비하는 인사까지 생기고 있다는 게 내부의 전언이다.

지사의 권력 누수를 감지케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동네 형 실세설'까지 나오며, 도지사 권위가 희화화되고 있다.

지사와 오랜 인연을 맺고 특보 형식으로 도정에 연을 맺거나 외부 지원군으로 알려진 임명 선배 격 인사들이 남 지사에게 일명 '훈수 정치'를 하며 인사 등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측근관리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연정도 좋지만 남 지사가 정면돌파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며 "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들의 역할도 재정립하는 등, 조직과 지사 주변의 쇄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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