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4대강 이어 '국민 심판대'

입력 2017-05-29 23:08 수정 2017-05-29 23:12
지면 아이콘 지면 2017-05-30 1면
환경단체들 '공익감사' 추진
국정위에 '전면 재검토' 건의
방수로 기능 중심 재편 주장
"모든 방법 동원해 살펴볼것"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을 포함한 전국 환경단체들이 4대강에 이어 경인아라뱃길 사업에 대해서도 국민공익감사 청구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도 아라뱃길 사업 전면 재검토를 건의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명박 정권의 대운하 구상으로 시작된 경인아라뱃길은 수조 원의 예산만 낭비한 거대 토목 사업으로 이미 확인됐다"며 "전국 환경단체들과 연대해 경인아라뱃길 사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국민공익감사 청구를 준비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과감히 경인아라뱃길 사업 실패를 공식 선언하고, 아라뱃길의 원래 목적인 방수로 기능과 친수공간 조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감사청구에 앞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울복지시민연대는 30일 서울시청에서 경인아라뱃길 한강 연장 계획 중단과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현재 서울시는 한강 본류인 강동구 하일동부터 강서구 개화동까지 대형선박 운항을 위한 준설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한강 준설작업은 결국 경인아라뱃길과 한강을 오가는 대형 화물선 도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을 만나 사업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도 "문재인 정부 들어 4대강 사업에 묻혀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부당성이 이슈화 되지 못했다"며 "감사 청구는 물론 청와대 건의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뱃길 사업을 짚고 넘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6월 전국 주요 환경단체 회원 1천400여 명은 아라뱃길 사업의 경제성이 부풀려졌다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지만 당시 감사원은 이를 기각했다.

감사원은 아라뱃길의 경제성을 조사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타당성을 부풀리기 위해 자료를 조작·왜곡했다고 볼만한 사항이 없고,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인아라뱃길은 1992년 굴포천 범람을 막기 위한 방수로 사업으로 처음 시작됐지만 2008년 이명박 정권 들어 대운하 정책에 편승해 4대강 사업과 함께 본격 추진됐다.

하지만 뱃길 사업 초기 KDI가 평가했던 물류 경제성은 물론 관광·레저 등 모든 분야의 사업 타당성이 '뻥튀기'돼 지금은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4대강 사업 문제점이 너무 커서 그동안 경인아라뱃길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경인일보 보도로 인천 지역에서 이런 부분이 먼저 여론화돼 전국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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