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몽실학교 학생들이 '창업'에 도전했다

이정현

발행일 2017-06-06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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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이정현
이정현 道교육청 북부청사 장학관
아르헨티나 교육 개혁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중·고교 교과과정에 기술교육 2년, 창업 및 기업가 정신 교육 3년이 포함된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마주치게 될 현실이 무엇이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가르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직면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력을 키워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을 육성하는 것은 여러 나라 교육의 공통 과제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춰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이 핵심 역량으로 설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 학생들이 올해 10개의 창업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냈다. 주제와 분야도 가지각색이다. 데이트미션(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형성), 다양한 시선으로 보는 이야기(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높이기 위한 물품을 제작해 사회적 인식을 개선), 몽실상점(획일화·몰개성화를 대체해 나만의 특별한 디자인을 가진 물건을 개발), 시나브로 SU(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사실을 일깨우는 상징물 제작), 유자청 잡화점의 기적(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 위잉위잉(몽실학교 옥상에서 벌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알아감) 등이 창업 프로젝트에 도전한 학생들의 활동이다.

학생들은 창업 프로젝트를 시도하게 된 계기가 이윤도 이윤이지만, 사회적으로 유익한 가치를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창조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로맨스그레이(Romance grey) 프로젝트를 보면 학생들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학생들은 의정부지역 노인 인력의 활용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둘째, 학생들은 업 사이클링(Up cycling) 제품을 제작하여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셋째,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고령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노인 인구 문제, 일자리 문제,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의 인식 격차 극복,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의 해결 방안까지 고민하는 모습이 창업 프로젝트에 담겨있다. 누군가의 가르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관된 배움을 스스로 개척해 가기에 가능한 활동으로 풀이된다.

몽실학교 학생들의 창업 프로젝트가 실패할지 성공할지 말하기엔 섣부르다. 설령 실패한다 한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자발적으로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도 교육적 함의는 크다. 성공이나 실패에 상관없이 세상을 알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학생들은 경험으로 축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몽실학교 학생들이 만든 청소년 선언문의 한 내용이다. 몽실학교 학생들에게 창의력이니, 자기주도적 삶의 역량이니 하는 것은 먼 곳의 이상이 아니다. 그들의 활동 속에 이미 미래교육의 이념이 실천되고 있다.

/이정현 道교육청 북부청사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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