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목적에따라 다양한 독서방법 필요
모든 첫 만남은 설렘이다. 만남의 대상이 사람이든 책이든 마찬가지다. 설레고 두근거리는 만남을 잊지 못하듯, 정서적 충격과 지적 희열을 느끼게 해준 책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시인 황지우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시에서 기다리는 동안의 심정을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고 표현했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듯 읽고 싶은 책을 만나는 일은 얼마나 가슴 벅차고 두근거리는 일인가? 두근거리는 첫 만남과 아쉬운 헤어짐이 오랜 기억에 남는 것처럼 책 또한 즐겁고 행복하게 첫 장을 열어야 하며 아쉽고 안타깝게 마지막 장을 덮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특별한 목적을 위해 어쩔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도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든 것처럼 사실 일순간에 빠져드는 책을 만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책과 자연스러운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책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그런 후에야 책이 가지고 있는 매력,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쿵쿵" 거리며 찾아올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책 한 권을 손에 잡아보자. 그리고 제목을 천천히 읽어보며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 상상해보자. 사람의 얼굴 표정만큼 다양한 표지 그림과 책의 판형, 종이 특유의 질감을 시각과 촉감, 마음으로 느껴보자.
이정도면 책과의 첫 남은 꽤 성공적이다. 그다음은 머리말과 차례를 살펴보자. 저자는 대부분 머리말을 맨 마지막에 쓴다. 그러니 머리말에는 저자가 책에서 다루었던 핵심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차례는 건물의 설계도와 같다.
차례를 천천히 훑어보면 책의 전체적인 골격이 보인다. 그러면 저자가 책을 쓴 목적과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태도 그리고 결론까지도 유추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첫 문장을 읽기 전에 우리는 이렇게 많은 부분을 먼저 읽어내야 한다. 학문적인 이론을 다룬 책이나 철학 서적의 경우에는 간혹 해설이 붙어 있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라면 이 부분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 읽기라는 긴 여정을 떠나기 전 미리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경로를 알고 시작한다면 저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조금 더 즐겁지 않을까?
글의 종류에 따라서 책 읽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소설은 시대적 배경과 사회 현실, 작가의 사상과 삶의 가치를 고민하며 읽어야 한다.
하지만 자연과학 분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필요에 따라 속독과 정독이 필요하다. 빨리 읽으면서 핵심 정보만 파악하거나 필요한 부분만 정독하는 등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독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또 동화, 문학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어야 하지만 다른 분야의 책이라면 일부분만 발췌하여 읽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보고서나 과제해결을 위해 책을 참고할 때는 전체가 아니라 몇 페이지 혹은 몇 줄만 필요한 경우도 있다.
역사와 예술에 관한 책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시대, 관심 있는 음악가,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관한 부분만 골라 읽을 수도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이렇게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소리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소리 내어 읽어보자. 입으로 문장을 읽으면서 귀로 그 소리를 듣고 의미를 생각하는 입체적 책읽기는 묵독과 다르다. 눈으로 읽는 묵독보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그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를 읽을 때 좋은 방법이다. 내적인 리듬감을 즐길 수 있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소리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 받고 있는 샤를 드골은 "위대해지려고 각오한 자만이 위인이 될 수 있다"며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를 독서법에 적용하면 "오감으로 읽는 자만이 위대한 독자가 될 수 있다" 정도가 되려나?
책과 소통하고, 책에 반응하라. 예능 프로그램에만 리액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책 읽기에도 분야별로 다른 리액션이 필요하다.
/인천시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위 독서정담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시인 황지우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시에서 기다리는 동안의 심정을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고 표현했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듯 읽고 싶은 책을 만나는 일은 얼마나 가슴 벅차고 두근거리는 일인가? 두근거리는 첫 만남과 아쉬운 헤어짐이 오랜 기억에 남는 것처럼 책 또한 즐겁고 행복하게 첫 장을 열어야 하며 아쉽고 안타깝게 마지막 장을 덮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특별한 목적을 위해 어쩔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도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을 만나기 힘든 것처럼 사실 일순간에 빠져드는 책을 만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책과 자연스러운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책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그런 후에야 책이 가지고 있는 매력,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쿵쿵" 거리며 찾아올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책 한 권을 손에 잡아보자. 그리고 제목을 천천히 읽어보며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 상상해보자. 사람의 얼굴 표정만큼 다양한 표지 그림과 책의 판형, 종이 특유의 질감을 시각과 촉감, 마음으로 느껴보자.
이정도면 책과의 첫 남은 꽤 성공적이다. 그다음은 머리말과 차례를 살펴보자. 저자는 대부분 머리말을 맨 마지막에 쓴다. 그러니 머리말에는 저자가 책에서 다루었던 핵심 주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차례는 건물의 설계도와 같다.
차례를 천천히 훑어보면 책의 전체적인 골격이 보인다. 그러면 저자가 책을 쓴 목적과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태도 그리고 결론까지도 유추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첫 문장을 읽기 전에 우리는 이렇게 많은 부분을 먼저 읽어내야 한다. 학문적인 이론을 다룬 책이나 철학 서적의 경우에는 간혹 해설이 붙어 있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라면 이 부분을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 읽기라는 긴 여정을 떠나기 전 미리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경로를 알고 시작한다면 저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조금 더 즐겁지 않을까?
글의 종류에 따라서 책 읽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소설은 시대적 배경과 사회 현실, 작가의 사상과 삶의 가치를 고민하며 읽어야 한다.
하지만 자연과학 분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필요에 따라 속독과 정독이 필요하다. 빨리 읽으면서 핵심 정보만 파악하거나 필요한 부분만 정독하는 등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독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또 동화, 문학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어야 하지만 다른 분야의 책이라면 일부분만 발췌하여 읽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보고서나 과제해결을 위해 책을 참고할 때는 전체가 아니라 몇 페이지 혹은 몇 줄만 필요한 경우도 있다.
역사와 예술에 관한 책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시대, 관심 있는 음악가,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관한 부분만 골라 읽을 수도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이렇게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소리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소리 내어 읽어보자. 입으로 문장을 읽으면서 귀로 그 소리를 듣고 의미를 생각하는 입체적 책읽기는 묵독과 다르다. 눈으로 읽는 묵독보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그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를 읽을 때 좋은 방법이다. 내적인 리듬감을 즐길 수 있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소리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 받고 있는 샤를 드골은 "위대해지려고 각오한 자만이 위인이 될 수 있다"며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를 독서법에 적용하면 "오감으로 읽는 자만이 위대한 독자가 될 수 있다" 정도가 되려나?
책과 소통하고, 책에 반응하라. 예능 프로그램에만 리액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책 읽기에도 분야별로 다른 리액션이 필요하다.
/인천시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위 독서정담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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