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민단체, 주차장 조성 왜 발목 잡는지

정경진

발행일 2017-06-0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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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정경진 전 송월동 주민자치위원장
필자가 67년째 사는 인천 중구 송월동은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활력이 없고 조용한 동네에 불과했다. 어느 날 활기찬 기계 소리와 시끌벅적하게 건설 기술자들이 오가더니, 마침내 아름다운 동화마을이 탄생하게 되면서 마을에 활력과 생명이 넘치게 됐다.

중구에 수도권 대표 관광지인 '송월동 동화마을'이 탄생하면서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명작동화 등을 주제로 건축물과 담장 등을 입체적으로 구성했고, 거리별로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을 찾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이국적이고 동화적인 풍경에 골목 곳곳을 누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듯 활력이 넘치는 마을이 되었지만, 이곳 주민들은 주차장 등 공공시설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관광객들도 연일 주차장민원을 제기할 정도다. 이에 주민들이 나서 구청에 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 결실로 일차적으로 주차장 건립이 성사돼 공사를 벌이려 하는데 느닷없이 시민단체로부터 반대의 목소리를 들었다. 시민단체는 1912년 일본인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비누공장인 '애경사'가 있던 자리고,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바뀌어 오늘날 애경그룹으로 발전했으며 역사적으로 보존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단체의 주장이 현실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하나둘이 아니다. 첫째는 전문가 단체들이 동화마을 주민이나 구에 충분한 설명도 없다가 건물을 철거하려니까 갑자기 나타나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둘째는 그리고 이 건축물이 애경그룹과 연관되어 있고, 그룹에서도 애착이 있느냐다. 만일 애경그룹이 애착이 있었다면 전문가 단체들이 아니더라도 그룹이 직접 나서 이미 잘 보존시켰을 것이다.

한가지 예로 한화기념관을 조심스럽게 언급해본다. 남동구에 위치한 한화기념관은 한화그룹의 모태인 한화 인천공장이 1952년 창업 이후 2006년 공장 이전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까지 화약 발전사의 역사적 의미와 발자취를 기리는 공간으로 설립됐다. 이렇게 기업의 탄생과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은 그 기업에서 소중히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옛 '애경사' 건축물을 보존하는 것이 동화마을을 찾는 관광객과 이곳 주민들을 위해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보다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되묻고 싶다. 이 건축물은 10여 년 전부터 고물상이 들어서면서 미세먼지, 분진 등 환경문제가 심각해 구에 해결을 건의해 왔던 문제 있는 곳이었다.

과거에는 보존가치나 환경에 대한 문제를 시민단체에서 솔선수범해 나서지 않다가 갑자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만약 보존가치가 있다면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을 통해 검증하고 사업시행 전에 미리 구에 보존요구를 해야 했다. 그래야 구도 다른 부지에 주차장 조성을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구청이 주민의 요구로 주차장을 조성 중이고 1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면서 추진한 사업이 완성단계에서 시민단체의 반대로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될 것이다. 주민 숙원사업이 해결될 수 있도록 주차장 조성을 조속히 마무리해 줄 것을 중구청에 강력히 요구한다.

/정경진 전 송월동 주민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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