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접경지역 정책, 프리존과 DMZ 구분해야

조성춘

발행일 2017-06-15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clip20170612142640
조성춘 김포시 교통행정과장
한강하구는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불안한 접경지역으로 인식돼 있다.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강하구에 대해 삼엄한 경비를 서는 비무장지대(DMZ)로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그러나 김포가 접한 한강하구는 정확히 정전협정으로 지정된 '한강하구 중립수역(Free Zone)'이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휴전선·비무장지대·휴전선·북방 및 남방한계선 등과 비교할 때 개념과 의미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육상 분계선이 끝나는 파주 만우리에서 임진강 물길과 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조강을 거쳐 서해에 닿으며, 최종 강화도 서도면 볼음도까지 67㎞에 이른다.

정전협정문에 중립수역은 "한강하구 수역으로서 그 한쪽 강기슭이 일방의 통제 속에 있고 그 다른 한쪽 강기슭이 다른 일방의 통제 속에 있는 곳은 쌍방 민간선박의 항행에 이를 개방한다. (중략)쌍방 민간선박이 항해하는 데 있어 자기 측 군사통제하에 있는 육지에 배를 대는 것은 제한받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양측 군사정전위가 1953년 채택한 '한강하구에서의 민간용 선박 항행에 대한 규칙 및 관계사항'에서는 군사정전위의 허가 없이 군용 선박을 비롯해 병력·무기·탄약을 실은 민간용 선박 출입을 금지하고 양측 모두 중립수역에서 쌍방 100m까지 진입할 수 없게 했으며, 군사정전위에 등록한 선박에 한해서만 중립수역 중앙으로 항해할 수 있게 했다.

연천과 파주, 김포가 전부인 경기도 접경지역은 위와 같이 '한강하구 중립수역'과 'DMZ'로 엄연하게 구분되고, 적용 근거와 접근 방법 등 모든 것이 판이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껏 접경지역을 그냥 'DMZ'로 뭉뚱그려 해석하고 사실상 같은 방법으로 지원과 개발을 논의해 왔다.

지난 2007년 열린 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서해 공동어로 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한강 하구와 임진강 하구 수역에 공동 골재채취 구역 설정, 6·25 전쟁 당시 유해 공동 발굴 등을 합의한 바 있는데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수자원·해양자원 공동이용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MB정부에서 중단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재추진동력이 점검된다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

김포시는 2015년부터 '평화문화 1번지 김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자체 차원의 남북 교류 및 상생을 위한 평화정책을 발굴·추진하고 있다. 신곡수중보를 해체함으로써 자연생태를 복원시키고 한강하구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방안도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아직 지방정부가 남북교류를 추진하거나 통일 관련 정책사업을 펼치기에는 역량과 추진 여건이 녹록지 않다.

그나마 광역단체인 경기도에는 역대 도지사의 의지에 힘입어 남북교류 협력 업무와 접경지역 발전을 전담하는 조직(DMZ정책담당관)이 운영된다. 중앙정부 입장과 남북관계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는 긴장은 있을지언정, 나름대로 체계적이고 일관된 정책 추진과 시·군에 대한 지원의 틀을 갖추고 있다. 다만 프리존과 DMZ는 개념부터 다르므로 과감하게 조직 명칭을 변경하고 업무 내용도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 한강하구 특성을 이해하고 중립수역 맞춤형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제 김포는 안보도시 이미지를 떨치고 평화도시로 옷을 갈아입을 때다. 날로 성장하는 젊은 도시, 남북 화해·교류의 전진기지, 세계평화의 발신지라는 새 이미지메이킹으로 '평화문화 1번지, 김포' 브랜드가 정착한다면 통일 대한민국 시대에 꾸준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리라 확신한다.

/조성춘 김포시 교통행정과장

조성춘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