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협이란 브랜드의 가치

유동현

발행일 2017-06-2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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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현 일죽농협 조합장
유동현 안성시 일죽농협 조합장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브랜드에 둘러싸여 지낸다.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 상점에서 농축산물을 살 때에도 '브랜드'는 중요한 선택기준이다. 이러한 연유로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브랜드는 기업의 생존을 가늠하는 핵심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 가치를 올리고자 거액을 투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기업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애플이 1위(1천781억 달러)를 차지했고, 구글이 2위(1천332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은 7위에 올랐다. 가치는 518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60조원이다.

그렇다면 농협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2011년 농협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모 대학 연구소에 맡겼더니 24조원이 조금 넘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올해 예산이 14조5천억원 규모인데, 농협이 24조원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은 농협이 존재함으로써 얻어지는 직간접적 효과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부분이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농협은 60년에 가까운 역사가 말해주듯 그만큼 국가경제에 기여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어려운 농업 현실을 감안하다 보니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저어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농협이란 브랜드가 농업인과 국민들에게 어떻게 인지되고 연상되는지, 어떻게 하면 그들을 농업과 농촌의 든든한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생각한다.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지난 1996년 국내 대기업이 즉석 밥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그때 무릎을 치면서 '농협은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발상을 전환하면 얼마든지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면서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상품 개발에 부족했음을 반성하기도 했다.

2014년 기준으로 담수 기능, 산림 자원, 자연환경 보전 등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206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최근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담아 농업에 대한 국가지원 의무를 명시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이미 스위스 등 유럽의 일부 선진국은 헌법에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직불제 운용 근거까지 담고 있다고 한다.

농협도 이와 같은 농업의 가치에 이바지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과 '다문화가족 정착 지원 사업'은 농업과 농촌의 활력을 증진시키고 있고, 농우바이오를 통한 우량종자 개발과 준비 중인 쌀 가공 식품 생산 등은 충분히 쌀값 하락에 따른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협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농업인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부지런히 팔아 그들에게 소득을 안겨주고, 도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질 좋은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데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농협 브랜드 가치에 대한 척도는 농업인 지원 사업이 얼마나 실효적 효과를 거두는 가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열기 위해 농협이 하고 있는 각종 사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지표관리는 농협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여가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브랜드의 본질은 약속에 있다고 한다. 상호 신뢰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농협은 지난해에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선포했다. 이 약속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10만여 농협 임직원은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그 길만이 농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국민과 농업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말이다.

/유동현 안성시 일죽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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