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태종우(太宗雨)를 기리면서

변광옥

발행일 2017-06-2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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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옥 수필가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힘을 정복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 힘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을 때 기우제를 지내는 의식도 자연의 힘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조선 3대 왕 태종이 승하하던 해 극심한 가뭄으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때, 왕은 "내 죽어 옥황상제께 비를 내려달라고 빌어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리라"고 말했고 태종이 승하 하자마자 하늘은 한바탕 비를 퍼부었다고 전해온다. 그 후로 태종의 기일인 음력 5월 10일이 되면 비가 내려, 백성들은 이 비를 태종우(太宗雨)라 하면서 감사해 하였고 매년 태종우가 내리는 해는 풍년이 들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현대 과학으로도 뛰어 넘지 못하는 것이 기상재해인 것 같다. 농업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만든 저수지가 고갈되어 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있는 현상을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가물고 있다.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농가도 있지만, 논밭에 심은 농작물들이 말라 죽고 있어 농심을 애타게 하고 있다. 그나마 흐르는 강물을 모아 두었던 강줄기 주변 농토에서는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가뭄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옛부터 천심은 민심이라고 했듯이 가뭄으로 오는 민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강줄기에 보를 막아 물을 가두어 둔 것이 메마른 농토를 적시는데 얼마나 필요하게 이용되는지 농민들은 한없이 고마워하고 있다. 이런 시설이 없던 옛날에 임금이 비를 갈구하며 백성들을 헤아렸던 위로만큼이나 농민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보를 막아 가두어 둔 물에 녹조가 끼는 모양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논물을 대기위해 막아놓은 봇물에서 녹조가 낀 것을 보며, 그 속에서 고기도 잡고 놀던 기억이 있다. 물이 고이거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는 여름철 고온이 지속되면 녹조현상이 많이 생기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넓은 바다에서도 적조현상이 생기고 있지 않은가. 30여 년 전 한강을 정비하고 난후에도 수질과 생태계의 교란이 올 것이라고 크게들 우려 했지만, 한강의 생태계는 안정되어 우려 했던 것들을 불식시켜 주고 있다. 그만큼 수변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도 와 보고 유럽의 아름다운 도나우 강에 못지않게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내오고 있다.

요즈음 큰 강으로 물길을 잇는 지류에서는 가뭄으로 물이 말라 잡풀들이 무성해 또 다른 수변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강에 녹조현상은 강물에 흘러드는 부영양화 현상을 막아주면서 개선해가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의 변화는 빠른 속도로 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태종 임금처럼 죽어서라도 비를 쏟아지게 해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면, 이보다 더 극심한 가뭄이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녹조현상이 생긴다고 보를 해체하느니 하는 생각들은 한 번 더 깊이 생각하면서 개선해 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없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국민은 환경을 잘 활용해서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권리도 있는 것이다.

/변광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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