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그리운 시냇가

권성훈

발행일 2017-07-03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7070201000057700003112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멩이 같은 아기 낳으면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어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지 못하리

장석남(1965~)


2017070201000057700003111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시냇물은 웃음을 싣고 흐른다. 무거운 돌멩이 같은 마음도 두드리며 시냇물이 지나간다. 그 지나가는 자리에 있는 웃음 또한 "내가 반 웃고/당신이 반 웃고" 서로 웃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낸다. 그동안 가슴속에 있는 "돌멩이 같은 아기"도 웃음으로 태어나듯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나고, 웃음소리 따라서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그래서 시냇물이 내가 되고 당신이 되고, 당신과 나는 섞여 시냇물로 흐른다. 이제 나와 당신으로부터 나오는 웃음소리가 아니라 시냇물에서 나오는, 자연과 합일된 소리가 된다. 완전하게 하나가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것이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까지 '환희 적시지' 못할 이유가 없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권성훈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