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식 칼럼

[이남식 칼럼]일자리와 일거리

공공일자리 국부 창출 못해
새정부 새로운 일거리 개척 중요
이제는 한평생 직장이 아닌
평생 일거리 개념으로 바뀌어
내가 가진 전문성 바탕으로
정년없이 일하는 사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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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국제미래학회 회장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 중의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향후 5년간 21조원의 국가재정의 추가적인 투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종사자는 OECD 국가들에 비하여 아직 낮은 수준이며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은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덴마크 (34.9%), 노르웨이 (34.1%), 스웨덴 (28.1%)과 같이 우리의 3~4배에 달하고 있어 출산·육아·실업·장애·노후 등의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앞으로 공공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에 앞서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짚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자리에 앞서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독일처럼 생산인력이 부족한 대표적인 국가가 될 것이다. 일본의 청년 취업률이 높은 이유도 일본의 생산가능인구가 7천500만 명에서 5천500만 명으로 감소하는 바람에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변해가는 시장과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준비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적인 인구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세기가 시작되는 1900년에 세계인구가 약 16억5천만 명이었으나, 서기 2000년에는 61억 명, 그리고 2017년에는 74억 명에 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에 따른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증가가 정체되어 있으나 동남아시아, 인도, 이슬람, 아프리카 등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즉 새로운 시장과 수요가 크게 증가되고 있다. 거기에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향후 20% 이상의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산업분야가 오랜 정체를 넘어 새로운 성장의 시대로 돌입하였는 데 우리는 사회서비스분야로 인력을 다 빼앗겨 민간부문에서의 새로운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의 일자리 정책에 매몰 되어 세계 시장의 변화를 살피지 못하면 새로운 시장을 중국이나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아에 내어주게 된다.

사실상 정부주도의 공공일자리는 국부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새로운 일거리를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또 한 가지는 고용없는 성장의 문제로 이는 그간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노동계와의 대타협을 이루어내야 한다. 최저임금은 올리되 노동시간을 줄여 Job Sharing이 가능해지고 노동의 유연성이 더 커져야 하겠다. 무조건 정규직만 고집한다면 현실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대두되는 Geek economy와 같이 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프리랜서를 공유하는 새로운 노동의 공유경제가 필요하다. 이제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아닌 평생 일거리의 개념으로 바뀌어 내가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년 없이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학자 중의 한 분인 조장희 박사를 뵌 적이 있다. 81세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의 일선에서 젊은이들 못지 않게 지속적인 연구를 계속하시는 것을 보고 크게 감동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의 지속을 위하여 여러 대학과 기관으로 적을 옮겨가시는 것을 볼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결국 최고의 복지는 각 개인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일에 몸이 움직일 수 있는 한 지속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행복이란 주어진 일에 몰두할 때 얻어지며, 건강과 경제의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단순히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일이 아닌가 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평생 일거리가 있도록 국가를 디자인하는 일이 잘될 때 우리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국제미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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