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석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교육·마케팅 팀장 |
미술사에서 예술을 통한 과학에 대한 접근 혹은 과학을 통한 예술작품의 실현의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스 로마시대의 건축물, 중세시대의 고딕성당 등과 같이 공학과 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완성된 인류의 문화유산은 분명 그 자체로서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그리고 다빈치가 헬리콥터, 비행기, 잠수함, 각종 무기 등을 개발한 천재적인 과학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찍이 카라바지오나 베르메르와 같은 화가들에게 회화는 하나의 광학에 대한 탐구였는데, 이는 '빛을 그리는' 인상주의 화가들을 통해 정점에 오른다. 특히 쇠라와 같은 점묘법 화가들은 낭만주의 작가 괴테의 색채 이론을 이어받은 슈부롤의 과학적 연구를 자신들의 예술세계에 응용하였다. 20세기 초에는 L. 루솔로가 기계, 대포, 사이렌, 기적 등과 같은 문명의 이기를 음악에 응용하여 '소음예술' 이론을 확립하였으며 타틀린, 쟝 탱글리, 니콜라 쇠페르 등이 기계를 작품 창작에 응용하였다. 1980년대 이후에는 미디어아트 등이 절정에 이르고, 가장 최근에는 구글이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하여 만든 '딥 드림' 또는 붓으로 그림을 자유롭게 그리는 '아론', 작곡하는 인공지능 '쿨라타'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형성된 정보에 대한 조합 및 해석 능력을 통해 과학기술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간의 특권이었던 '창작'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적 성과 없이 미술계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중요성을 바탕으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7월 초부터 9월 말까지 '미술과 과학'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자 한다. 이번 교육기획은 미디어아트는 물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과학적 원리에 대한 탐구에 초점을 맞추어 일반인들이 예술을 통한 과학 혹은 과학을 통한 예술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연규석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교육·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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