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지이장왕: 지식은 지난 일을 저장한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07-12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7071101000692200033331

易에서는 모든 변화의 가장 큰 상징이 천지이기 때문에 천지로 사물과 변화를 이야기한다. 인식과 시간의 문제도 천지로 이야기한다. 시간과 인식을 기준으로, 이 세계를 나에게 열려있는 세계와 닫혀있는 세계로 구분해볼 수 있다. 닫혀있던 세계가 열리기도 하고 열렸던 세계가 다시 닫히기도 한다.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보면 하늘은 무한히 다닐 수 있는 열려있는 미래의 세계를, 땅은 더 이상 다닐 수 없는 닫혀있는 과거의 세계를 상징한다.

주역에서는 사람의 인식작용가운데 미래의 일을 추측하는 것을 신(神)이라 하고, 과거의 일을 저장하는 것을 지(知)라 한다. 신(神)은 하늘에 해당하는 양(陽)의 인식이고 지(知)는 땅에 해당하는 음(陰)의 인식이다. 땅에 해당하는 음(陰)의 인식인 지(知)가 지난 시절의 인식의 총체를 잘 간직하여 그것을 활용하는 이른바 빅데이터(Big Data)를 표방하는 현대사회에서 화두로 등장한 인간의 기억(記憶)이란 것도 알고 보면 장왕(藏往)하는 지(知)의 기능에 해당한다. 그러나 하늘이 없는 땅은 상상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지(知)란 인식이란 것도 미래의 일을 추측하는 신(神)과 함께해야 온전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철산 최정준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