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민간기업 첫 블라인드 채용 도입,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기득권 주장하는 게 적폐
청년들에게 기회를 줘야"

이종우·문성호 기자

발행일 2017-07-19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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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현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블라인드 채용이 열정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변화와 혁신 위해 서서히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도전해야
4차례 인턴 200여명 모집… 사진·학력 등 삭제 양식수정
인턴 도입 이유는 당사자도 회사 평가기회 필요하기때문
지방대에도 문호 개방… 미쳐서 일할 사람들 만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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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증원'과 함께 '블라인드 채용'이 청년취업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지독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 학연, 지연, 혈연 등 인맥에 따라 차별받는 문화를 혁파하고 실력 중심의 채용 시장을 만들려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 중의 하나다.

이에 발맞춰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4일 '블라인드 채용' 강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 날 관계부처의 합동 추진방안도 공개됐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통해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의 입사지원서에서 출신 지역, 가족 관계, 신체 조건과 학력 등 인적사항을 삭제하기로 했고 서류 전형은 물론 면접 전형에서도 인적사항 등을 묻지 않는 대신 실력 중심 평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최근 공공기관 채용과정에서 학력과 출신지, 신체조건이 기재된 서류제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채용절차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의 성공 여부는 정부의 공공부문 확대가 아닌 민간기업의 동참 여부에 달렸다고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아제약의 동아쏘시오그룹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11일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한종현(49)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동아쏘시오그룹 사옥에서 만나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기대감을 들어봤다.

동아제약의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인턴 사원을 모집 중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번 인턴모집에서 40명을 선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200여명의 인턴을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한 사장은 올 초 40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가장 많이 강조한 것이 바로 '변화와 혁신'이다.

그는 "굳어진 조직엔 변화와 혁신을 적용하기 힘들겠지만, 서서히 바꿀 수 있는 부분부터 포인트를 찾아 도전을 해야 한다"며 "첫 번째 변화는 연말마다 내년도 성장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닌 회사가 준 성장목표를 달성할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고, 둘째 혁신은 블라인드 채용처럼 남들이 도전하고 있지 않은 것, 다들 어려워하는 것을 먼저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동아쏘시오그룹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면서 1959년 공채 1기부터 50년 이상 유지해온 한자를 사용한 자기소개서를 비롯해 입사지원서 양식을 전면 수정했다. 특히, 사진·학력·출신 지역·가족관계 등 불합리한 편견을 줄 수 있는 사항을 모두 삭제했다.

이번 블라인드 채용에 앞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3월 '제20회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의 대원 모집 때에도 기존 30항목이던 선발기준을 '가치와 삶' 등 8~9개 항목으로 단순화하는 등 열정과 패기만 보고 대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블라인드 채용을 사전 실험 하기도 했었다.

'기득권을 주장하는 것이 바로 적폐'라고 강조한 한 사장은 "기득권만 주장하지 말고 젊은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 바로 블라인드 채용"이라며 "기존에는 A, B, C밖에 없었다면 앞으로는 A부터 Z까지 펼쳐보고 D 이후는 청년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먼저 인턴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것도 가장 큰 관점에서 볼 때 회사도 사람을 평가해야 하지만 사람도 이 회사가 자기에게 맞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부언했다.

한 사장은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진짜 보고 싶은 것은 본인의 '열정'이라고 소개했다. 면접 그 순간은 모두 열정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선발되고 나면 갑자기 없던 일이 되는 등 그저 월급쟁이로 변해 버린 모습을 자주 봤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기 스스로 자극을 주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이나 어떤 전공을 했는데 입사 후 이런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방식으로 서술을 작성토록 할 생각이다. 면접관이 갑이더라도 을의 입장에서 '진짜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되묻겠다는 것이다.

"지방대라도 그 안에서 진주를 발견할 수 있어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는 한 사장은 "어디에 일하게 됐다는 취업이 아니라 일에 미쳐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더욱 기회를 주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사장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우리가 먼저 가 보는 것으로, 길이 어긋날 수도, 큰 장애물을 만날 수도, 여러 가지 악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길을 만들어 가듯 일단은 해봐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알 수가 있다"며 "동아쏘시오홀딩스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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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홀딩스

2013년 '동아제약' 분할시 지주회사로 설립
그룹 전체 비전·목표 수립… 사업확장 추진


1967년부터 제약업계 1위로서 대한민국 대표 제약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1932년부터 시작된 80년 넘는 역사의 바탕 위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에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제약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혁신 신약 개발과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동아제약으로 분할했다.

특히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동아쏘시오그룹 전체의 비전과 전략적 목표를 수립하고, 전략 목표에 따른 그룹의 인적 자원 및 자금 투입 계획 등을 수립한다.

이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및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치료약 위주인 제약업 중심에서 의료서비스 분야 및 신 사업군 추가 등 단계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 일본의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제휴를 맺어 인천 송도에 디엠바이오 공장 건설을 완료했으며, 혁신적인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치매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확보 및 시너지 추구를 위해 전체적인 조직구조를 설계하고 그룹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구상한다.

대담/이종우부장 ljw@kyeongin.com 정리/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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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현 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생명존중' 사명을 이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종현 사장은?

-1968년 경기도 출생

-수성고, 연세대학교 의용공학과,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대학원 의공학(석사)

▲ 2002.08 ~ 2008.05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 Cardiac 팀장

▲ 2008.05 ~ 2009.11 동아제약 해외사업부 OTC 수출팀장

▲ 2009.11 ~ 2013.01 동아제약 해외사업부 해외영업팀장

▲ 2013.03 ~ 2013.07 동아에스티 해외사업부 해외영업팀장

▲ 2013.07 ~ 2016 엠아이텍 대표이사

▲ 2017.01 ~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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