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적폐청산에 담대함이 필요하다

최창렬

발행일 2017-07-1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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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조정이라는 정치의 기능 뛰어 넘는
사회 각 부문 간극 좁히는 협치 가동돼야
野 동의 안하면 유권자 정책연대 모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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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렬 객원논설위원·용인대 교육대학원장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8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헌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지난 정권의 대통령과 대비되는 반사이익의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기본적으로 적폐청산과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혁신에 대한 시민의 기대가 배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기야말로 개혁의 주춧돌을 놓는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에 개혁의 기초 공사를 다져놓지 않으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다.

정부가 새로 바뀌었으나 아직 내각의 장관이 모두 확정되지도 않았다. 정부의 얼개를 짜는 정부조직법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새 정부는 촛불혁명에 의해 가능했다. 따라서 보수정권이나 진보정권 간의 정권교대나 이념 성향이 다른 정당간의 정부교체와는 차원이 다른 정권교체다. 그러나 새 정부의 결기와 프로그램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일상적 정부교체와 정권교체의 층위와 뚜렷하게 차별되지 않는다. 여권 내부의 팀플레이도 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무총리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음은 물론 집권여당 대표의 언술이 엇박자를 내곤 한다.

정치문법이 바뀌지 않아서이다. 한국의 정당체제에서 순치되어 온 정당문화 그대로다. 선거제도와 정치제도가 그대로인데 정치문법이 바뀔 리가 없다. 구조적인 문제다. 정치인들에게 의식의 변화를 주문한다는 것 자체가 연목구어다. 그럼 이대로 임기 5년을 여야 대치, 정국 정상화, 강경 대치의 반복을 되풀이해야 하나.

정치가 복원되어야 한다. 갈등의 조정이라는 정치의 기능을 뛰어 넘는 사회 각 부문의 간극의 접점을 찾는 협치가 가동되어야 한다. 협치가 여야의 대화를 의미하는 좁은 의미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당간에도 협치를 못하는 판국에 작동원리와 목표지향이 다른 분야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 언감생심 가능하겠는가. 그러나 기득권과 비주류 소외 계층 간의 화해 없이 적폐청산은 한낱 정치적 수사에 다름 없다.

국정농단세력에 의해 은폐되고 감춰져왔던 사실을 바로잡고 진실을 규명하는 적폐청산이 일차적 정권의 목표라면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와 공고화된 상층 계급의 기득권의 진지를 허무는 작업은 촛불혁명의 보다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러한 작업은 법과 제도의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소이이다. 지금의 정당체제에서 여야의 협치라는 협애한 목표에 매달리다간 일상적 입법 조차 해내기 어렵다. 그렇다고 인위적 정계개편에 시동을 걸 수도 없다. 선거를 통한 정당체제의 재정렬도 불가능하다.

정권이 소명의식과 역사인식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여 이를 바탕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되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유권자에 의한 정책연대를 모색하는 전략을 고민해 봐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율을 권력의 동력으로 삼아 개혁을 추진해 나가느냐다. 이를 위한 선행조건은 집권세력의 결기와 담대함이다. 절차적 정당성에 입각하지 않으면 권위를 확보할 수 없고 민주성도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절차와 기존의 정치문법에 너무 집착하는 유약함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선출된 권력으로서 대통령이 갖는 도덕적 권위는 민주적 정통성 이상을 담지하지 못한다. 내각의 구성인자들의 도덕적 우위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를 상쇄할 실천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 부문 별로 사회적 원심력을 부추기는 요인을 찾아내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실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처방이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유기적이고 입체적으로 정권차원에서 이루어질 때 120석의 소수집권당은 한계가 아니다. 청문회에서 많은 흠결이 제기되었던 내각일지라도 여론에 부응하고 촛불혁명의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개혁과 적폐청산을 밀어붙일 수 있다.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그 힘이다. 지금까지의 정치적 관행 및 인식과 결별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 5년도 여타의 정권과 같은 진화과정을 거치고 소멸해 갈 것이다.

/최창렬 객원논설위원·용인대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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