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지역균형발전의 성패는 지방분권개혁에 달려있다

이재은

발행일 2017-07-2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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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과 지방, 서로 잘할 수 있는
역할 집중하며 협력관계 구축
수도권·비수도권 고유임무 수행
지속가능한 발전 실현하는 길
중앙집권세력 저항 있겠지만
정부, 강력한 추진력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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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문재인정부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자치분권비서관과 지역균형발전비서관을 설치했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하나로 묶는 추진체계가 만들어지기를 원했던 자치단체장과 시민사회는 두 주체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소망한다.

한국경제는 중앙집권적 경제개발계획으로 고도성장을 실현했지만 그 이면에서 지역·부문·계층 간 격차가 심화되었고, IMF경제위기와 세계금융위기는 양극화를 더 심화시켰다. 역대 정부가 모두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추진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를 축으로 한 노무현정부의 정책이 상징적이다. 세종시는 중앙부처가 이전하며 성장하고 있고, 혁신도시도 공공기관이전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지만,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세종시와 혁신도시의 파급효과는 미약하다. 왜 그럴까?

아직 초기단계이니 성과를 논하기엔 성급하지만, 처음부터 정부에 의한 지역별 강제 배분이 시장경제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지역별로 혁신도시를 배분하고, 유사한 공공기관을 일괄 이전하려 했지만 정치적 논리로 왜곡되기도 했다. 외연적 발전방식이 관철되다보니 지역의 특성과 이전기관의 특성이 상승효과를 내는데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 요인은 지역발전을 추진하는 제도적 틀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주도하여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이전했지만 그것만으로 지역발전효과가 나올 수는 없다. 이는 마중물에 불과하며, 지역주도의 내생적 지역발전정책이 이어져야 전반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난다. 그런데 지역에는 지역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지역에는 결정권도, 재원도, 인재도 없다. 결정권과 재원과 인재는 여전히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지방분권개혁도 추진했지만 미완의 개혁으로 끝났다. 이후 보수정권 9년동안 지방분권개혁은 시늉만 했다. 지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며 오히려 지방정부의 역량을 소진시켰다. 기초연금, 누리과정, 감세정책 등 자율성은 빼앗고 부담만 늘리며 자주재정권을 빼앗았다. 그동안 수많은 선거과정에서 수많은 지역발전청사진이 제시되고,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중앙정치권의 득표전략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돈만 낭비되고 낙후지역은 여전히 낙후상태이다. 만약 지원된 자금이 주민들의 세금이었다면 주민들이 결코 채택하지 않을 사업이 수두룩했다.

21세기는 20세기와는 모든 여건이 완연히 다르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이다. 그 실체와 전망이 명료하진 않지만, 방향만은 뚜렷해 보인다. 알파고와 천재기사의 대결이 암시하는 것은 소수의 정치엘리트와 테크노크라트가 정책을 결정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사실이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지배하는 시대에 스펙형 인재가 지배하는 중앙집권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다양한 지역여건을 갖는 개별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혁신실험을 추진하려면 창조형 인재가 지역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지방자치 복원 26년이 지났어도 자치사무가 총사무의 3할에 불과하고, 지방세가 총조세의 2할에 불과한 현실에서, 각종 법령과 예규·지침·지시·권고 등 지방을 옥죄는 중앙정부의 간섭적 통제가 온존하는 한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해도 내생적 지역발전의 동력은 나오지 않는다.

중앙정부는 국가적 과제를 담당하고, 지방정부는 지역적 과제를 담당하며, 서로 잘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며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 중앙집권세력의 저항은 강고할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성공하려면 지방분권개혁이 전제조건임을 직시하고 강력한 추진역량을 발휘해주기를 성원해본다.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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