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갑질문화' 청산해야

김창수

발행일 2017-08-0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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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대장 부부 공관병 노예처럼 부려
사회 모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악행'
'역지사지' 정신으로 제도·의식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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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박찬주 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사건이 보도되면서, 군 내부는 물론 사회 전반으로 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군 인권센터에 의하면 박찬주 대장 부부는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채운 채, 호출벨로 호출하여 요리와 청소 세탁 등의 가사일을 시켜왔다는 것이다. 공관병에게 모욕적인 언사와 물건을 집어던지기는 다반사이고, 처벌로 밤샘일을 시키거나 전방전출 위협도 일삼았다는 것이다. 군 최고 지휘관이 나라를 지키려고 입대한 국민의 아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것도 모자라 가혹행위까지 일삼았다 하니 국민의 공분이 클 수밖에 없다.

'갑질'이란 권력자가 약자나 아랫사람에게 행하는 부당한 행위를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갑질'이라는 말은 최근 폭로된 사건들을 가리키는 말로는 가벼워 보인다. 공관병은 사령관 부부로부터 일상적으로 폭언과 모욕, 협박과 폭력에 시달렸고, 호출벨을 착용하고 호출에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동물처럼 취급받았다.

국토와 국민을 수호하고 있는 군인들과 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범죄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스스로 명예롭지 않다고 병사가 어떻게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군대의 갑질은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실상의 이적 죄에 해당한다는 관점에서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적폐의 표본이 되고 있는 공관병 제도를 우선 바꾸어야 한다. 군인은 가장 엄격한 지휘명령 체계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전투명령이 아니라면,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을 훼손하는 부당한 명령에 대한 불복종의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문제는 군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에 만연한 갑질문화는 적폐 청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학교나 회사, 공직 사회 등을 비롯하여 인권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조직의 경우 자체 인권감시제도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프랜차이즈 회사에도 갑질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맹본부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의 계약내용에 대해 사회적 압력이 작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맹점주들이 모인 단체의 위상을 대등하게 강화하여 가맹본부와 협상력을 높여 나가지 않으면 고질적인 갑질문화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의 총수나 임원, 특히 가맹본부도 '인간'을 경영철학의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적 기업은 인간 가치를 존중하는 '착한' 기업이어야 한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기여도를 높여가야 한다. 최근의 사례처럼 기업 총수의 갑질과 횡포로 인해 기업이 그동안 피땀 흘려 쌓아 온 가치를 일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갑질은 박찬주 대장이나 조현아 부회장처럼 높은 권력자들만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이나 식당 주인과 점원간에, 직장의 상사와 부하직원 처럼 사회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갑질 근절을 위한 각종 제도의 개선과 함께, 사회전반의 의식 변화도 따라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된다(己所不欲勿施於人)'는 논어의 상식적인 윤리의식이 새삼스럽게 요청되는 시대이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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