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통곡

권성훈

발행일 2017-08-1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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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우러러

울기는 하여도

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

하늘을 홀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마라

달도 뜨지 마라

이상화(1904~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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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빼앗긴 땅에서 살면서 독립을 애원했던 선조들의 울음은 해방이 되는 날까지 숨죽이고 있었을 것이다. 이 전과 같은 하늘 아래이었지만, 그 하늘은 조국의 하늘이 아니기에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간절한 마음은 마음대로 소리 내지 못하는 통곡은, 통증을 동반한 침묵의 울음일 수밖에 없다.

'하늘을 우러러' 운다는 것은 하늘에 대한 공경심이 가 닿길 바라는 자비심을 염원하는 것인 바, 간절한 소망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서 '하늘을 그리워하는 울음'같은 것은 개인적 감정의 발로로서 사치에 불과한 것이 된다.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 해방에 목메 우는 마음을 바라보게 한다. 이른바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도 밤낮으로 무의미한 통곡의 시대를 보여준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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