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바람직한 지방분권의 미래를 위한 제언

우미리

발행일 2017-08-2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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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리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우미리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는 '세방화(世方化, Glocalization)'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사람이다. 세방화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도 현지의 풍토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인데 지역과 지방의 개성을 보존하고 장려해야 할 당위성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지방분권이 화두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은 국정 목표 중 하나로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확대하고 각종 분야의 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시도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요모조모 뜯어보면 지방자치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방자치와 관련된 국정과제들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주민의 참여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지방에 사무를 이양하는 것과 주민투표 등 기존 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성공을 거두어도 지자체의 실질적 권한은 제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단위사무 등 세부권한만 보장할 뿐 실질적으로 자치권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 등의 내용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의 권한을 개별 법률로 보장하는 방법은 한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중앙정부의 각 부처는 법률에 명시된 범위로 한정한 권한만을 지자체에 양보하려 할 것이다.

보다 세부적으로 제시된 정책들을 평가해보면, 지방재정자립을 위해 재정조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지방소비세 비중 및 지방소득세 규모 확대, 신세원 발굴 등으로 국세와 지방세의 조세구조를 현재 8:2에서 6:4 수준으로 개선하면 재정 자주성이 상당부분 제고될 것이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제 및 국민감시단 활성화로 지자체의 책임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다만 질적 재정자율성까지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순 세수증대를 넘어 지방정부가 확보한 세원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환경마련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NEXT경기 창조오디션'으로 정책 경쟁을 통해 특별조정교부금 440억원을 시군에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특성을 고려한 창의적 시도를 장려할 수 있는 정책 세원의 확보와 활용권한이 보장된다면, 우리나라도 지역 특색이 뚜렷하고 경쟁을 통해 발전하는 유럽처럼 지방자치 제도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교육부가 전국의 교육기관을 관할하는 현실로는 교육의 경쟁력 강화는 어렵다. 소수 대학 및 서울로 인재가 몰리는 현 세태의 해결책은 분야별 특성화에서만 찾을 수 있다. 더 좋은 학교와 교육을 찾아 몰리는 학생과 학부모만을 탓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교육자치 보장은 경쟁위주의 교육 개선의 시초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청에서 청소년의 교육을 주체적으로 관할하고 지자체가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자치에 대한 권한 정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겉보기로는 완성되었을지 몰라도 알맹이는 아직 여물지 못했다. 현재 세종, 제주의 분권모델을 기반으로 자치를 독려하거나 특별지방정부 호칭만을 붙이는 것은 지방화의 핵심을 놓치는 것일지 모른다. 지역의 균등한 발전과 다양성 보장을 위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자체에게 자치권을 명확히 보장해주어야 한다. 환경을 마련해주고 지자체별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치정책모델을 세울 수 있는 동력을 제시하는 방향이 적절할 것이다.

현재 경기도는 연정을 통해 도내 갈등을 봉합하고 시군의 권한을 존중하는 등 지방분권을 기초단위까지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작은 단위부터 바람직한 자치분권 모델을 정립해 '지방화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우미리 경기도 자치행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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