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나고야 의정서'

김신태

발행일 2017-08-2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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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화장품 등 원료 수입해 제조 로열티 지불
정부·업계 대응책 마련 움직임 뒤늦은감 있어
이젠 발효된 상태… 국내산 대체 등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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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지난 17일자로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당사국이 됐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고야의정서'의 파급효과에 대해 모르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수입해 의약품 등을 제조하면 당사국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타격을 받을 품목들은 당장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전체다. 관련 업계는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과 식료품, 생명산업계 등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원료 수출입과정에서 상호 기업 간 마진이 발생하고 관세 등의 비용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나고야의정서' 발효는 기업에게 이중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면 제품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중 이익의 일부도 나눠야 한다는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월 서명했고 올해 5월 19일 비준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비준서를 낸 날 기준으로 90일째인 지난 17일부터 정식 발효됐다.

그럼에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 국내 바이오업계·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고야의정서 이행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응답은 8%에 그치는 등 국내 관련 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상태다.

다행스럽게도 오는 3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화장품협회는 나고야의정서 인식제고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키로 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도 환경부와 미래과학창조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등 관련 정부 기관 등을 중심으로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원정보관리센터를 둬 나고야의정서와 관련된 기관의 업무를 지원하고 산업계 등에 나고야의정서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 업계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뒤늦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절반이 천연물의약품 원료가 되는 생물자원의 절반 가량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자칫 이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등과 연계시킬 경우 국내 업계에 대한 파급 효과는 클 수 밖에 없다. 이제는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 상태다. 늦었지만 생물 유전자원의 원산지와 대상 여부, 이익 공유에 따른 원가 상승폭 등을 파악하고 국내산 대체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합성의약품(화학물을 합성한 약)의 비중이 높아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지만 생물자원 보호 조치 강화에 따른 자원 수급 불안정, 유전자원 사용료(로열티) 상승, R&D 지연 등의 어려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

/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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