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공]놀면서 배우는 창의융합교실-미술과 수학을 접목한 화가 '에셔'

수학의 아름다움을 선과 패턴으로 그려

경인일보

발행일 2017-08-29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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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들과 협업 대칭·반복의 미 담아
자신만의 독특한 '무한공간' 예술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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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미술과 수학은 별개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미술은 창의적인 것이고, 수학은 논리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말 수학과 미술은 연관성이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미술과 수학의 접점은 무척이나 많다. 단적인 예로 풍경화나 인물화를 그릴 때 초점이나, 상점에 붙어있는 포스터의 인물이 어느 방향에서든 나를 계속 쳐다보는 것 같이 느끼는 것도 수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수학과 미술의 만남을 보여줬던 인물들 중에서 독보적인 인물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이하 M.C. 에셔)다.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M.C. 에스허르로 적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에셔로 표기하고자 한다. 그는 지난 1898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판화가다.

에셔는 초기에는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였다. 그러다가 1922년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의 여러 무늬에 매료돼 그 뒤로는 여러 패턴이 있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그렸던 패턴은 수학적 용어로는 테셀레이션이라는 것으로, 일정한 도형(모양)으로 평면을 빈틈없이 채우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 쪽매맞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테셀레이션은 한 가지의 도형을 이용해 평면을 채울 경우, 빈틈 없이 채울 수 있는 도형은 삼각형·사각형·육각형 3가지 경우만 가능하다. 이유는 각 도형이 만나서 평면을 채우기 위해서는 도형이 모여서 360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만이 360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셀레이션을 한 가지 도형이 아니고 여러 가지의 도형의 조합으로 만든다면 그것보다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데, 이것들을 같은 유형끼리 묶으면 17가지의 벽지 무늬로 구분할 수 있다. 이 17가지의 벽지 무늬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이 알함브라 궁전이다.

에셔는 알함브라 궁전에서 수학적인 대칭과 반복에 빠져들었고 자신만의 테셀레이션을 만들었으며, 1954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석했던 수학자들은 여러 학술행사에 관심을 갖기보다 에셔의 그림을 보고 많은 관심과 감명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수학자 콕세터는 자신의 논문에 수학적 증명과 함께 에셔의 그림을 소개했고, 그것을 에셔에게 보냈다. 에셔는 콕세터의 논문을 보고 그동안 자기가 고민했던 한정된 공간에 무한을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고, 그 이후로는 단순한 테셀레이션에서 무한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후에 콕세터는 에셔의 그림을 자신의 책에서 계속적으로 소개했고, 그것을 본 가드너에 의해 여러 곳에 소개되면서 에셔의 그림과 에셔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또 한 수학자인 펜로즈는 에셔의 그림인 <상대성>을 보고 감명을 받아 자신만의 불가능한 도형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불가능한 도형인 펜로즈 삼각형을 만들게 된다.

그는 펜로즈 삼각형에 대해 논문으로 써서 학술지에 발표했고, 이를 본 에셔는 불가능한 도형들이나 연속된 길인 뫼비우스 띠와 같은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이후에도 이들은 서로 교류를 통해 자신의 학문을 발전시켜 나갔다.

에셔는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을 어려워하며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학적 대칭과 반복을 표현했고, 여러 수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그림을 발전시켰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가 연산을 익히고 계산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해 에셔처럼 자신의 생활 영역에 수학을 접목한다면, 수학의 가치가 생활의 여러 분야와 만나 더욱 가치 있는 학문이 되리라 본다.

/김주창 한백초 교사

※위 창의융합교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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